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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반기 시장전망 - 중국 내륙]친환경 바람…공기청정기 등 유망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17-06-09
조회수 322
내용
 세계은행·IMF 등 국제기구는 물론 한국무역협회 등 국내 주요 기관에서도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간무역>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주요 수출시장의 하반기 경제 전망 및 이슈 분석, 유망상품 등을 한국무역협회 해외지부를 통해 들어봤다. <편집자>
중국 서부에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쓰촨성 청두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크고 작은 골목길에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는 전통기념품 가게와 각종 간식거리로 유명한 콴자이상즈(宽窄巷子) 거리에는 최근 달라진 풍경이 하나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간식거리 중 하나인 꼬치구이를 굽는 연기가 사라진 것이다.

꼬치구이가 사라진 걸까? 그렇지는 않다. 바로 길가 식당들에서 꼬치를 굽는 도구를 숯불 혹은 가스에서 전기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청두시 환경국은 2017년 6월말을 기점으로 시내 중심가의 고기구이집에서 숯불을 쓰는 것을 금지하고 전기를 사용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몇몇 구(區)에서는 전면 시행, 몇몇 구에서는 시범기간 운영 등의 방식으로 독려 중이다. 정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가게에는 보조금도 지급한다.

이곳 한식당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즐기던 숯불구이 삼겹살은 ‘전기구이 삼겹살’로 바뀔 전망이다. 뜻글자인 한자의 특성을 단편적으로 드러낸 이번 조치의 이름은 다름 아닌 ‘탄개전(炭改電 : 탄가이덴, 석탄을 전기로 바꾼다는 뜻)’이다.

이 모든 조치는 다름 아닌 공기 질 때문이다. 우리 한국인에게 중국 서부지역은 ‘발전은 동부에 비해 다소 더딜지언정 자연환경은 깨끗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티벳과 신장 등 독특한 소수민족 문화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으로 관광객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곳이 가득한 지역, 중국 10대 명주 중 8대 명주가 서부지역에서 생산될 정도로 술 빚기에 적합한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 이런 ‘청정 서부’의 이미지가 점점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상반기 실시한 중국 74개 주요도시의 공기 질 조사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일수가 55.6%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더군다나 청두, 충칭, 시안 등 서부지역 대도시의 공기 질은 결코 동부에 비해 낫다고 볼 수 없었다.

무역협회 사무실이 위치한 이곳 쓰촨성 청두만 해도 지난해 겨울에는 직전년도 겨울과 비교해서 현저하게 나빠진 공기 질에 참다못한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서 시위를 할 정도였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인 것을 감안하면 열악한 공기 질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족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상술한 세 도시 모두 분지 지형이라는 공통점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직접적인 원인은 경제발전을 위해 오염산업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결과라는 인식이 분명하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한 당국에서도 공기 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 겨울 청두시 정부에서는 매일 5000여대의 차량을 동원해 주거지역 등 도로에 물을 뿌리는가 하면, 불시 단속을 통해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파는 영업행위를 금지했다. 공기 질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다 이번에는 모든 고깃집에서 숯불 대신 전기레인지를 쓰도록 하는 정책으로까지 나아간 셈이다.

아울러 특성상 그 자체에서 열을 발산하고 화재 및 질식의 위험이 있는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식당조차도 장기적으로 전기레인지 사용을 유도한다고 하니, 쓰촨 하면 떠오르는 풍경이었던 에어컨 틀어놓은 훠궈 식당에서 수십 개의 대형 가스레인지가 부글부글 훠궈 국물을 끓여내는 모습도 몇 년 후엔 자칫하면 보기 어렵게 될지 모르겠다.
 
친환경 바람 타고 떠오른 유망품목들


공기질의 악화와 더불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품목이 바로 공기청정기와 마스크다.

우리 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은 1억 700만달러어치의 공기청정기를 수입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24.2% 증가한 수치이며 올해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이 오기 전에 미리부터 에어컨을 사두듯이, 지난해 겨울 공기 질로 인해 고생했던 시민들이 앞다투어 공기청정기를 구매할 확률이 높다.

공기청정기가 없는 야외에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마스크 역시 귀하신 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접착테이프나 포스트잇 업체로 더 잘 알고 있는 3M이 이곳 중국에서는 마스크 생산업체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앞서 언급한 전기레인지 역시 인기품목으로 꼽을 수 있다. 식당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숯불은 물론이고, 일반 가정에서 널리 사용되는 가스레인지를 대체할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스레인지와는 달리 냄비 속 내용물을 데울 뿐 주위로 열을 발산하지 않아 에너지 사용에 있어 효율적이고 업소의 경우 더욱 쾌적한 상태에서 조리를 할 수 있다.

또한 가스가 샐 염려가 없어 화재 예방이라는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다만 가스레인지처럼 열이 직접 눈에 보이는 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 만큼, 잔열에 의한 화상위험이라는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수기 역시 꾸준한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서부는 전통적으로 물이 맑고 깨끗하다고 인식되고 있지만 도시민의 생활은 이미 생수와 정수기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공기의 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니 깨끗한 물을 섭취해서 오염물질을 배출해야 한다는 인식이 시민들에게 확대되면서 2012~2015년 사이 중국 정수기 시장은 매년 평균 전년대비 68%의 성장을 기록해 왔다. 단순히 정수된 물통을 연결하여 온도만을 조절하던 냉온수기 대신 직접 물을 깨끗하게 걸러내어 공급하는 정수기에 대한 관심이 서부에서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배관오염의 걱정이 덜한 스테인리스 배관 정수기, 얼음공급 정수기 등 다양한 기능을 지닌 한국제품이 출시되고 있어 중국 서부시장을 노려볼 만하다. 다만 싱크대 위에 주로 올려놓고 사용하는 데스크형 정수기가 위주인 한국과는 달리 싱크대 아래 수도배관에 직접 필터를 연결하여 사용하는 내장형 정수기가 위주인 중국시장의 특징을 잘 파악해서 대응하는 것이 과제다.

깨끗한 환경 속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인류의 보편적 바람이다. 다만 급격한 공업화, 도시화 과정 속에서 청정환경을 대가로 지불한, 또는 지불하고 있는 중국 서부지역 시민들에게 있어 ‘친환경’을 모티브로 한 제품은 갈수록 매력을 더해가고 있다.

친환경을 컨셉으로 한 제품이야말로 철저한 품질관리가 생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관련시장의 전문전시회 공략, 한중 FTA 활용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다양한 수출지원기관 활용 등을 통해 중국 서부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우리기업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무역협회 성도지부 이원석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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