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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WSJ "중국 스타트업들은 장기판의 졸"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17-12-08
조회수 129
내용 "알리바바-텐센트 등 거대기업 자금력에 다윗 신화 안통해"

중국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은 ‘장기판의 졸’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거인 골리앗을 무너트리는 다윗의 이야기는 중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IT업계의 거인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들을 집어삼키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의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은 이제 실력 있는 신생기업들이 거대기업을 집어 삼킬 수도 있다는 꿈을 포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WSJ는 중국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신화가 불가능하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알리바바 그룹이 최근 자전거 공유업계에 뛰어들면서 스타트업들이 처하게 된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중국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업계에서는 베이징바이크록테크놀로지(ofo, 오포)와 모바이크(Beijing Mobike Technology)라는 양대 스타트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골리앗’ 알리바바가 뛰어들었다. 알리바바 계열사인 앤트 파이낸셜이 최근 신생 자전거 공유업체 ‘헬로바이크’에 20억 위안(3300억원)을 출자한 것이다. 헬로바이크는 중소도시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수개월 동안 오포와 모바이크의 합병설이 오가는 상황이었다.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으로 기존의 오포와 모바이크는 기존의 시장을 지키기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합병 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는 것이다.

 모바이크와 오포에도 이미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자본이 들어가 있다. 모바이크의 최대주주는 텐센트다. 오포는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의 투자를 받았다.

 WSJ은 오포와 모바이크가 자전거 공유 서비스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텐센트와 알리바바 간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 초 이후 오포와 모바이크는 각각 10억 달러가 넘은 자금을 조달했다. 양사는 조달한 돈으로 중국의 도시들에 수 만 대의 자전거를 깔았다. 오렌지색 모바이크 자전거와 노란색 오포 자전거가 자전거 공유시장을 둘러싸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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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신화/뉴시스】중국 최대 모바일 기업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이 20일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2017 중국 인터넷 플러스 및 디지털 경제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7.04.21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용료가 7센트까지 떨어졌다.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그 덕에 이용자들은 급증했다. 한 달 단위로 자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숫자는 지난해 중반 양사 모두 수 만 명 수준에서 올 10월에는 월 4000만 명씩을 넘어섰다. 양대 기업이 ‘치킨 게임’을 벌이면서 몇몇 군소업체들이 문을 닫아야 했다.
 
 양사는 모두 시중의 합병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양사 간 합병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오포와 모바이크가 차량 공유업계의 합병과정을 따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차량 공유업계에는 텐센트가 투자한 디디와 알리바바의 지원을 받는 콰이디가 경쟁하는 구도였다. 지난해 2월 먼저 디디가 경쟁사인 콰이디와 합병을 했다. 회사명은 디디추싱으로 바꿨다. 이어 그해 8월 디디추싱이 우버의 중국법인 우버차이나를 인수했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앤트 파이낸셜이 신생 자전거 공유업체 헬로바이크에 20억 위안을 투자하면서 간단치 않은 상황으로 변했다. 알리바바는 앤트 파이낸셜의 자전거 공유업계 진출이 이 업계의 건전한 성장을 고취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馬雲)은 텐센트가 자전거 공유 사업을 합병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바바는 그러나 독점 혹은 빨리 이윤을 내기 위해 합병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IT업계의 골리앗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자신들의 핵심 사업에만 집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양사는 모두 대규모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음식 배달 앱과 유망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지분도 지니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장악하고 있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무려 94%에 달한다.

 WSJ는 양사가 자전거와 자동차 공유사업에서 스타트업 기업들을 통해 대리전을 벌이는 진짜 이유는 바로 모바일 결제 시장의 점유율 확보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텐센트의 설립자 경 최고경영자(CEO)인 마화텅(馬化騰)는 헬로바이크 출자와 관련해 “자전거 공유 앱은 모바일 결제 사업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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