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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확전은 막았지만···일, '회색조치' 전략에 불확실성 여전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작성일 2019-08-09 조회수 21
내용

한일 양국이 경제전쟁 확전을 자제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강대 강' 맞대응이 세계무역기구(WTO) 소송과 국제 여론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일본 정부는 언제든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품목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에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통제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9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일본을 백색국가(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 일정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전날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입고시 개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논의 끝에 최종결정을 유보했다.

이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 매체 인터뷰에서 그 이유에 대해 "여러 상황을 고려했고 전일 일본의 수출 허가 조치도 고려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을 경제학의 게임 이론에 비유하면 전략 게임이자 반복 게임"이라며 "한 가지의 전략을 끝까지 밀고 가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내 전략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을 1건 허가하면서 우리 정부도 대응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말로 풀이된다. 일본이 일정 수준 이상의 무역제한 조치만 하지 않으면 우리가 먼저 확전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과도하지 않은 상응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WTO 협정에는 회원국은 위반 여부를 직접 판단해 일방적 무역조치를 취하지 말고 WTO 분쟁해결제도에 회부해 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천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본의 수출 허가는 우리 정부가 대내외적으로 국제사회에 보인 노력이 일부 유효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명백한 수량 제한 없이 흡사 '회색조치'식으로 일본이 수출통제를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에 부담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회색조치는 다자간 규범하에서 합법성이 명확하지 않은 무역조치를 뜻한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테두리 밖에서 수입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회색조치 형식으로 이뤄진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사전대응이 불가능하고 피해 규모를 경제적 수치로 즉각 환산하는 것도 어려워진다"며 "일본이 주도면밀하게 이런 측면까지 준비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전략물자(리스트) 통제에서 특별일반포괄허가를 받더라도 비전략물자에 적용하는 캐치올 규제는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원칙적으로 대량살상무기(WMD)와 재래식 무기 개발, 제조 등에 활용하지 않는 품목이라면 통상 절차에 따라 허가를 내준다는 입장이다. 다만 캐치올 규제는 일본 정부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사실상 원활한 수입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특정 품목 수출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언제든지 전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일 수출무역관리령 시행세칙을 공개하면서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군사용으로 쓰이기 쉬운 품목에 대한 개별허가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본 정부로부터 자율준수프로그램(ICP) 인증을 받지 못한 기업이 일본산 제품을 수출하려면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3년 포괄허가를 통해 개별 수출품목 심사를 면제받아왔다.

이 부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이 실제로 어느 정도 수준에서 수출입에 차질을 겪게 되는지도 살펴야 한다"며 "앞으로 정부가 WTO 제소를 최종 결정하는 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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