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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독 출렁이는 원/달러… “에너지 가격 변동에 취약”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4-04-18
조회수 17
내용

 


환율, 17개월 만에 달러당 1400원 돌파… 다른 주요통화들 대비 변동성 커

에너지 대외의존도 높고 한은 금리대응 미온적… 약세인 위안화와도 커플링


 

최근 지정학적 위기 상황과 미 경제지표 호조 속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가 다른 주요통화들보다 변동성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 4월 16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달러당 1400원 선 돌파는 2022년 11월 7일 장중 1413.5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그간 원/달러가 1400원을 돌파한 것은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하반기 팬데믹과 레고랜드 사태가 겹쳤을 때 등 위기 상황뿐이었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견조한 경기 및 기대 이상의 인플레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가 달러 강세를 유발한 영향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4월 14일 이란은 이스라엘에 100대가 넘는 무인기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아울러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주시리아 이란영사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쿠드즈군 고위 장성 2명 등 12명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보복을 다짐하면서 중동 정세에 긴장이 고조됐다.

 

한편으로 미국에서는 인플레가 기대를 웃도는 가운데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다. 최근 미 상무부는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증가한 7096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3%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이다.

 

소매판매는 소비자 지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번 수치는 미국의 소비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만큼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첫 금리 인하가 6월이 아닌 7월이나 9월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하 횟수도 3회가 아닌 2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지연 전망과 중동 정세 불안은 금융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4월 중순 들어 달러인덱스가 연초 대비 4.6% 가까이 상승하고 월가 공포지수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NBC에 따르면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연초인 1월 11일에는 12.44에 불과했으나 4월 15일 전장 대비 1.92p(11.09%) 급등한 19.23에 마감하며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CNBC는 이를 보도하며 “월가가 향후 며칠 내지는 몇 주 동안 더 많은 가치 변동을 예상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원화, 31개 통화 중 가장 큰 폭 하락 = 달러화 가치의 고공행진으로 달러 대비 엔화 가치 또한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 통화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문제는 그중에서도 원화가 특히 달러화 대비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월 들어 2주간 원화 가치는 약 2% 하락하면서 주요 31개 통화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당장 전쟁 중인 러시아 루블(-1.69%)과 이스라엘 셰켈(-1.54%)보다도 더욱 통화가치 하락 폭이 컸다. 

 

지난 3월에도 원화는 주요통화 중 튀르키예 리라화를 제외하면 가장 큰 변동성을 보였다. 최근 미 경제지표 호조와 기대 이상의 인플레로 인한 연준 금리인하 기대 후퇴 이후에도 유로화, 엔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속 원화가 다른 주요통화들보다 큰 변동성을 보이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는 한국 경제가 유가 불안에 유독 취약하다는 점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따른 유가 불안, 즉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가 달러 강세 현상을 견인하고 있다”며 “유가는 물가 불안을 다시 촉발할 수 있고 이는 경기침체 리스크를 재소환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도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원화 가치는 유가에 유독 취약하다”며 “원화 가치가 유독 여타 통화가치와 비교해 하락 폭이 큰 이유는 (한국이) 유가 등 에너지 가격에 가장 취약한 경제구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추가 상승 혹은 불안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물가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이고 이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의 침체 그림자, 즉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재차 부각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둘째로는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과 미 연준 금리정책 간 탈동조화 현상 또한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예상과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정책 차별화 움직임이 달러 강세 현상을 부채질하는 가운데 한국은행 또한 이러한 움직임을 시사하면서 환율 급등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12일 발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입장도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하면서 “소비자 물가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따라서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약세 심리를 더욱 부추긴 것은 원화 약세를 용인하는 뉘앙스의 한은 총재 발언 때문”이라며 “현 환율 수준을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다는 한은 총재 발언은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마저도 열어 주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은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1360원을 넘어가는 상황임에도 과거만큼 우려가 크지 않다고 시사했고 이는 원화만 유독 약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며 “사실상 현 환율 수준을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외환시장은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 원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프록시(Proxy, 대리) 통화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안화 약세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이 제약되면서 최근 삼성증권은 연말 위안/달러 환율 전망을 7.2로 상향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원/달러가 1400선을 돌파한 16일 오전 ‘관계부처 합동 비상상황점검회의’가 열린 가운데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통해 매일 상황을 점검하고 금융·실물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시장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즉각 과감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남호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석유·가스, 무역, 공급망 등 각 분야를 상시 점검할 예정이다. 이후 전개되는 시나리오에 따라 수출 바우처 물류비 추가 확대, 중소기업 전용 선복 추가지원, 피해발생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특별 지원 등 대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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