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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 교육시장, 인공지능(AI)과 만나다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4-05-07
조회수 8
내용

 

혁신·기회 지평 열어…메타버스는 공간 의미 새롭게 해석

 

미국에서 인공지능(AI)과 교육이 결합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은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교는 물론 기업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일대일 직무 상담, 채용 설명회,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최하고 있다.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요즘 미국에서는 AI 연구가 한계에 도달해 관심이 식는 두 차례의 ‘AI 겨울’(AI winter)을 지나 다시금 관심과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혹자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가 더 나은 세상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의 자동화로 인간이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AI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하고 사생활 침해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런 AI는 최근 여러 산업과 연계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교육산업과 AI의 만남은 긍정적인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는 교육과 학습 방식에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AI 기반 시스템은 학생의 성과와 학습 스타일을 분석해 개인별 피드백과 성공적인 학습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접근성과 경제성을 높이고 온라인 학습 자원과 가상의 교실 공간을 제공해 교육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교육 분야의 AI 시장 규모는 2022년 40억 달러에 달했고 개인화 학습 경향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 이상의 연평균성장률(CAGR)이 기대된다.

 

AI를 비롯해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줌(Zoom) 같은 소통 도구는 팬데믹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비디오 통화, 웹 회의 등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에게 실시간 화상 회의 및 협업 기능을 제공하는 줌은 이미 2011년 개발됐다. 그러다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 교육이나 업무에 활용되고 시장에 알려지면서 수요가 늘었다.

 

◆AI와 교육의 결합=세계 교육시장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4.4%의 성장이 예상되고 AI를 활용한 교육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와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은 이 분야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통계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은 향후 10년간 강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거의 1000억 달러에 달하는 가치가 2030년까지 20배 증가해 2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AI 시장의 성장과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교육 분야의 AI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지만 숙련된 전문가나 인력의 부족으로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교육기술 기업들이 AI 지원 산업 응용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최신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산업의 AI 활용=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챗GPT는 자연어처리(NLP)를 사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AI 기반 챗봇이다. 사용자 수 100만 명을 넘어서기까지 페이스북이 10개월, 인스타그램이 2.5개월이 걸린 반면 챗GPT는 5일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서고 2개월 만에 1억 명을 돌파했다. 물론 트위터에 대적할 메타의 새로운 사회공유망서비스(SNS) 플랫폼 스레드가 공개 1시간 만에 챗GPT의 기록을 경신했지만 챗GPT는 여전히 세계 산업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모델이 생기고 새로운 경제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서비스나 사업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챗GPT의 등장은 교육 분야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일례로 미국 고등학생의 절반이 사용하는 듀오링고, 퀴즈렛 등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오픈AI의 챗봇을 앱에 통합했다.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여러 대학이 강의에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AI와 교육 분야의 협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

 

그러나 챗GPT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답을 제시할 뿐 답변의 신뢰성이나 타당성 판단은 인간의 몫이다. 챗GPT는 추론 능력이 없어서 아직 학습되지 않은 2021년 10월 이후의 데이터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또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공립학교에서는 오픈AI의 챗GPT를 사용해 부정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학교 네트워크 내 사용을 차단했다.

챗GPT는 언어와 관련된 문제도 안고 있다. 영어로는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비교적 잘 답변하고 있지만 한국어 등 기타 언어를 적용하면 미진한 점이 많다. 각국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몰라 엉뚱한 답을 내놓기도 한다.

 

이처럼 챗GPT를 비롯한 AI 툴은 여전히 한계점과 숙제가 많지만 AI가 교육 분야에 기여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특히 AI의 발전과 코로나19라는 시대적, 사회적 변화는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최근 등장한 ‘메타버시티(Metaversity=Metaverse+University)’는 물리적 캠퍼스가 아닌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에서 만들어진 캠퍼스로, 국경이나 대학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외 여러 대학이 메타버스, 챗봇 등 다양한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메타버스를 통해 입학식, 오리엔테이션, 강의는 물론 축제까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의 AI 활용=애리조나주립대학은 혁신적인 교육방법과 기술로 학생들의 학습경험을 개선에 노력하는 한편 전통적인 교육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학 내 에드플러스라는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드림스케이프런(Dreamscape Learn·DSL)’을 실시하고 있는데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자들에게 몰입형 경험 학습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학습과 실습은 학생들이 가상 세계를 통해 학습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애리조나주립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DSL 과정을 수강한 학생은 실험실 과제에서 평균 점수 96%로 A를 받을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1.7배 높았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챗봇 시장 규모는 2016년 1억9080만 달러에서 2025년에는 12억5000만 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대화형 봇이나 대화형 AI로 알려진 챗봇은 오디오나 텍스트를 통해 자연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SW)다. 조지아주립대학은 ‘파운스’라는 챗봇을 통해 학생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학교 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때 대기시간을 줄여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파운스 챗봇이 제공하는 주요 기능은 정보 제공, 행정 지원, 대화, 예약 및 약속 관리 등인데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지원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메타버스와 AI의 결합=AI와 메타버스는 금세기의 가장 두드러진 기술이다. AI 기술은 메타버스의 가상 세계를 구현하고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메타버스와 AI의 결합으로 현실과 가상이 융합되는 새로운 디지털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거울처럼 반영하고 AI를 결합한 3차원(3D) 아바타로 가상 공간에서 상호 작용하고 소통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무엇일까? 인터넷의 3D 버전인가?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용어는 닐 스티븐슨의 1992년 공상과학(SF)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 처음 등장했다. 현실 세계처럼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가능한 3차원 가상 세계를 일컫는 말로,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인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미국의 비영리 기술연구단체 ASF는 메타버스를 크게 증강현실(AR),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세계(MW), 가상세계(VW)의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과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추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게임과 공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제조, 금융, 물류, 유통, 사회, 문화, 교육, 관광 등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인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등도 메타버스를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인식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팝을 선도하는 블랙핑크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팬 사인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메타버스의 주요 성장 동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관심과 수요 증가, VR·AR·MR 등 기술 발전, 새로운 세대의 등장 등이 있으며 새로운 디지털 경험과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 통신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5G 가속화, ‘리얼리티플러스’, ‘오픈넷’, 핀테크, ‘디지털 에브리싱’ 등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된 바 있다.

 

◆우리 기업 시사점=AI가 글로벌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 요인 중 하나인 교육 양극화 해소의 실마리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축적과 빅데이터 개방이 전제돼야 한다. AI산업에서 특히 교육 분야의 성장이 더딘 것은 데이터 축적과 관련이 있다. 관련 학습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성장이 가속화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이 미국 AI 교육산업에 진출할 때는 시장 조사, 파트너십 형성, 현지화된 콘텐츠 개발, 로컬 마케팅 및 브랜딩, 글로벌 비전과 윤리, 지식재산권 문제 등에 주의해야 한다. 지재권 측면에서 AI 사용 및 개인정보와 관련된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제한하는 국가도 일부 있지만 미국의 경우 이를 규제하는 단일 연방법은 없고 분야별 또는 지역별로 관련 법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미 교육업계에 종사 중인 K 전문가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도 관련 법적 근거 마련은 물론 기업, 정부,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라며 “AI를 품은 교육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민간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 지원 등 정부 주도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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