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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보와 경제 맞바꾼 협상"…기업 제재 미루고 희토류 교역 재개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5-10-31
조회수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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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세 번째 무역휴전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5월 기존 합의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AI(인공지능) 반도체를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이 다소 완화했다는 점에서 산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를 맞바꾼 이례적 협상"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중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는 한편 펜타닐 제조용 화학물질의 불법 수출을 단속하기로 약속했다. 그 대신 미국은 펜타닐 관련 대중 관세를 일부 철회하고 중국 선박에 대한 신규 수수료 부과를 보류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이 내놓은 양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거래 제한 명단(Entity List)' 확장 규정의 시행을 1년간 유예하기로 한 결정이라고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 규정은 미 상무부가 지난달 새로 도입한 조치로, 국가안보상 위협이 된다고 판단된 외국 기업을 거래 제한 명단에 올리는 제도의 적용 범위를 중국 기업의 자회사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현직 관료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이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술 통제 조치를 무역 협상 카드로 활용한 첫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수출통제 담당 차관보를 지낸 크리스토퍼 파딜라는 "중국은 수십 년 동안 미국과의 협상에서 수출통제 완화를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안보 사안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며 "이번 결정은 그 오랜 관행을 깨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벤 새스 전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 브렛 페터리 아시아그룹 수석은 "중국은 오랜 목표였던 '국가안보 중심의 수출통제를 무역협상에 연계시키는 것'을 실현했다"며 "기술 경쟁이 미중 관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시 주석이 미국의 핵심 양보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맞바꿨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미국은 특정 제품이나 국가에 대한 수출통제 정책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통제 전반에서 더 큰 양보를 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길에 시 주석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 판매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시사했으나, 여야 의원들의 거센 비판 속에 "중국의 반도체 구매는 논의했지만, 블랙웰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계는 일단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희토류 통제 조치가 본질적으로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한 보복 성격을 띤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12월 이후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을 세 차례(4월·10월 포함) 확대하며, 전기차·항공·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을 압박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당시 중국의 조치를 두고 "자유세계 전체의 산업 기반을 겨냥한 바주카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네르바 테크놀로지 퓨처스의 에밀리 벤슨 전략실장은 "미국이 다른 나라들도 결국 자국의 산업 보호를 위해 유사한 수출통제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놀랍다"며 "이 같은 흐름은 시간문제였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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