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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통상환경 악화 견디는 아세안, 일단 ‘화합’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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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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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5-10-31
조회수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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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다자기구 위기와 분열의 시대, 미중 사이에서 돌파구 찾는 동남아시아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직전에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한국,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을 초청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막을 내렸다. 올해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포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제47차 아세안 정상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미얀마를 제외한 아세안 국가 정상을 비롯해 주요국 정상들이 얼굴을 비췄다. 아세안은 2021년 2월 미얀마 쿠데타 이후 군부 지도부에 정상회담 초청장을 보내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등 한미일 3국은 물론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도 참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국제노동기구(ILO), 국제축구연맹(FIFA) 등 국제기구 수장들도 참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화상으로 참석했으며, 러시아는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를 대표로 파견했다. 중국 대표로는 리창 총리가 참석해 미국발 관세 타격을 받는 아세안에 손을 뻗었다.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8일, 아세안과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의 ‘버전 3.0’ 확대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는 디지털 경제, 친환경 경제, 공급망 상호 연결, 중소기업 지원, 소비자 보호 등의 영역에 걸쳐 관련 규정과 통관 절차 등을 포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의장인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정상회의 마지막 날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26일) 함께 있었고, 오늘(28일)은 다시 중국과 함께한다”며 미중 경쟁 속 균형을 강조했다. 그러나 아세안의 투쟁과 내부 분열의 시대 속에서 이번 회담에 참석한 국가 지도자들은 최종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모하메드 핫산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밝혔다.
●미국과 무역 합의에도 관세 우려 이브라힘 총리의 말대로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미국의 관세 조치였다. 이번 정상회담에 참여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 가운데 미국은 말레이시아·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무역 합의 타결을 발표했다. 이날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들 국가와의 무역 합의 공동성명이 올라왔다. 공동성명은 말레이시아·태국·캄보디아의 상호관세율이 19%, 베트남의 상호관세율은 2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캄보디아와의 무역 협정은 향후 몇 주간 각국 내부적 절차를 거친 뒤 발효될 예정이다. 태국·베트남의 경우 추가 협상을 통해 세부 내용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뒤 협정 서명과 국내 절차를 거쳐 협정이 발효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이 내건 고율의 상호관세율을 일정 부분 깎는 대신 농산물, 금속 등 다양한 미국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동차 안전·배출가스 기준, 메디컬 제품 허가 기준 등 비관세 장벽도 낮추기로 합의했으며, 경제안보와 수출통제 및 공급망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 일부 관세율 면제를 주는 대가로 이들이 더 많은 미국 상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19%의 상호관세율을 유지하겠다고도 경고했다. 태국과 베트남은 긴밀한 무역 협정 기초가 되는 기본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은 태국, 베트남과 각각 미국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줄이기 등의 이점을 챙겼다. 아울러 미 행정부는 태국과 베트남이 보잉 항공기와 미국산 농산물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무역 합의 체결에도 불구하고, 조슈아 컬란틱 미국외교협회 동남아시아 및 남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이 지역의 주요 수출국들에 있어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사이에서 아세안은 계속 균형을 유지하며 실익을 추구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지만, 더는 그러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백악관의 상호관세 위협,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무역 레버리지, 그리고 각 주요 지역 수출국들의 협상 타결 욕구로 인해 모든 아세안 국가들이 지난여름 미국과 자체적으로 협정을 체결하게 됐다”며 “이러한 협정은 단기적으로 각 국가에 미칠 수 있는 최악의 영향을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장기적인 비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십 년 동안 주요 초점이었던 아세안의 무역 자유화 중심축 역할은 미국-동남아시아 관세 협정과 중국의 일부 수출통제 확대로 훨씬 더 어려워졌다”며 “대신, 관세 협정에 대한 각국의 접근 방식은 어려운 경제적 도전에 직면한 아세안에 통일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컬란틱 선임연구원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미중이 극명하게 다른 태도를 취한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정상회담에 일방적으로 접근했지만, 중국은 다른 방식을 취했다”며 “리창 중국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역내 자유무역을 재차 강조하며 아세안 지도자들에게 보호무역주의를 거부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가 미국과의 협정 내용에 ‘수출통제 및 관세 회피 분야에 관한 제3국 협력’을 포함한 것을 두고 “이는 중국을 겨냥한 언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미중 긴장을 피하기 어렵게 되면서 이 조직은 대체로 지정학상 관계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반면에 린 꾸옥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한결 낙관적인 관측을 내보였다. 그는 “동남아시아는 미국의 관세 인하를 크게 기대하지 않지만, 이 지역은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키고 경제적 및 기타 측면에서 더욱 건설적인 참여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 대통령의 방문이 동남아시아의 판도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예컨대 핵심광물이나 디지털 인프라와 같은 상호 이익이 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실무 협력에 탄력을 불어넣어 외교 관계를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태국-캄보디아 화해 속 동티모르 끌어안은 아세안 미얀마 군부는 배제… 지역 내 불안에도 유대 강조 ●태국-캄보디아 간 평화협정도 체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 이유는 비단 관세나 무역 합의뿐만은 아니었다.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의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태국과 캄보디아 간 분쟁의 평화 합의였다. 노벨평화상 수상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에 자신이 주재하는 평화협정 서명 행사를 이번 정상회담 기간에 열 것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휴전협정식에서도 “우리가 캄보디아와 태국 간 군사 충돌을 끝내는 역사적 협정에 서명한 오늘은 동남아 모든 국민에게 중대한 날”이라며 “많은 이들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일을 우리가 해냈고 아마도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렸기 때문에 매우 흥분된다”며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함께 휴전협정문에 서명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태국과 캄보디아는 모든 적대 행위를 끝내고 국경 지대에서 무장을 철수하며 지뢰 제거에도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캄보디아와 태국은 지난 7월 영유권 분쟁으로 국경 무력충돌을 겪으며 수십 명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이 피난하는 비극을 겪었다. 그러나 분쟁은 미국이 양국에 관세 압박을 넣으면서 평화를 촉구한 이래 불안정한 소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캄보디아와 태국 간 휴전협정식에서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 미국은 이들 국가와 활발한 상업 및 협력, 수많은 거래를 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평화를 강조했다. ●새 회원 맞이해 11개국으로 거듭나 올해의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바로 아세안의 11번째 회원국이 된 동티모르의 신규 가입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동티모르를 아세안 회원국으로 공식 승인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10월 26일 아세안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회원국 가입식에서 동티모르를 신규 회원국으로 승인했다. 샤나나 구스망 동티모르 총리는 “오늘,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동티모르 국민에 있어 이번 일은 단순히 꿈이 실현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여정을 강력히 입증하는 사건”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우리의 여정이 회복력, 결의, 희망으로 점철됐음을 강력히 확인하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새로운 시작은 우리에게 무역, 투자, 교육,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막대한 기회를 가져다준다. 우린 배우고 혁신하며 좋은 정부를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는 여정의 끝이 아닌 고무적인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아브라힘 총리는 “동티모르의 가입은 아세안 가족을 완성하며, 우리의 공동 운명과 깊은 지역적 유대감을 확인한다”며 “아세안 목표는 탄력적이면서도 공정한 성장을 추구하고, 미래 세대 복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세안이 신규 회원국을 맞이한 것은 1999년 캄보디아 이후 처음이다. 동티모르는 10년 넘게 아세안 가입을 추진해왔다. 2011년 가입을 신청했으며, 2022년 옵서버 지위를 부여받았다. 이번 가입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동티모르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티모르는 인구 140만 명에 GDP가 약 20억 달러에 불과한 소국이다.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하기 전 4세기 넘게 식민 지배를 받았다. 포르투갈 이후로는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를 24년간 점령했는데 이 기간 분쟁, 기근, 질병으로 수만 명이 사망했다. 1999년 유엔 감독 아래 실시된 국민투표로 독립의 길을 열었고, 2002년 공식적으로 주권이 회복됐다. 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인 동티모르는 국민 42%가량이 국가 빈곤선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 인구 약 3분의 2가 30세 미만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다. 주요 재원은 석유·가스 산업이지만, 자원이 급속히 고갈되면서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특히 이번 가입으로 동티모르는 아세안 경제 공동체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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