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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계는 지금] 인도, 값싼 러 에너지 ‘눈독’ 들이다 ‘눈총’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2-05-13
조회수 4
내용

 

국제사회, 러시아 에너지 수입 계속하는 인도 ‘눈치 주기’

“인도시장, 유럽 뛰어넘는 러시아 수출시장 될 수는 없어”

 

인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대러시아 경제 활동을 계속하면서 각국에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에너지 수입 대국인 인도가 싼값에 러시아산 에너지를 들여오는 데 열중하면서다.

 

<뉴욕타임스>는 국제사회가 외교 노선을 통해 인도를 향해 러시아에 대한 강경 노선을 촉구했음에도 이러한 행보가 멈추지 않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인도의 정치적 중립이 경제적 기회주의로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러시아산 석유를 사는 것이 인도라는 국가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의 행보가 러시아 제재를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경고한 셈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특사단도 러시아에 대해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고수하기로 했지만, 러시아산 석유를 사 준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군비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석유가 시가보다 급락하면서 이를 싼값에 구매하는 이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약 105달러에 판매될 때 러시아산 석유는 배럴당 30달러 이상 싸게 구매할 수 있다. 이에 인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을 늘렸다.

 

현재 인도 석유 수입의 17%가 러시아산이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이는 1% 미만이었다. 지난해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하루 평균 3만3000배럴을 수입했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는 전혀 없었던 수입량이 올해 3월 들어서는 하루 약 30만 배럴, 4월 하루 70만 배럴로 늘었다.

 

물류제공업체 케이플러의 분석가 빅토르 카토나는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 “북서유럽의 수요는 완전히 사라졌다”며 “그것들은 근본적으로 인도로 인수됐다”고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인도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회복을 꾀하기 위해 현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분쟁이 지연되면서 인도와 러시아 간의 무역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미국과 유럽의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양측이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인도의 관계를 긴장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컨설팅업체 보겔 그룹의 무역 대표 사미르 N. 카파디아는 “현시점에서 이런 상황은 치킨게임에 불과하다”며 “문제는 인도가 할인된 원자재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재 러시아에 대한 식량과 의약품 수출시장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저는 그 관계가 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사진=AP/뉴시스] 인도가 대러제재로 값이 싸진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거 수입해오면서 국제사회의 눈총을 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24일 목요일 인도 뭄바이의 봄베이 증권거래소(BSE) 건물 정면에서 한 남성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오는 화면을 보고 있는 모습.

 

 

●러시아, 인도시장서 수익 확보 가능할까? = 다만 러시아가 인도와 같은 아시아 시장에서 유럽 시장 손실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러시아가 인프라 병목 현상과 불확실한 수요 등 장애물을 만나 아시아 시장 판로 개척이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 천연가스, 석탄 수입을 포기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시아로 더 많은 러시아 원자재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전면 전환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송유관과 가스관을 건설하고 동쪽으로 철도 연결을 확장하고 있다.

 

EU는 5월 초 대러 에너지 수출을 줄이기 위한 6차 제재안을 공식 발표했다. 제재안을 보면 러시아의 석유 구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에너지 운송 수단인 선박 보험사와 같은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제재도 포함됐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산 원유를 세계 다른 지역으로 선적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 보험사와 은행이 제재를 두려워하는 만큼 석유를 운송하기 위해 선박을 동원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요 무역회사들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고 있으며, 중국이 러시아산 원자재 대형 구매를 얼마나 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에너지 수출 판로 재조정의 성공 여부는 러시아 정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석유와 가스 판매는 올해 1분기 러시아 연방 예산 수입의 거의 2%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솟은 에너지 가격은 유럽에서 고객 손실을 부분적으로 만회시켜 주기도 했다. 하지만 제재가 계속된다면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출 감소로 인해 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마리아 사지나 핀란드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에 아시아가 에너지 중심으로 (수출구조가 바뀌면서) 인프라 병목 현상, 불확실한 수요, 번거로운 물류(라는 3가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자재 수입을 일부 늘릴 수는 있지만 “유럽시장에서의 손실을 보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푸틴은 지난달 러시아 관리들에게 오는 6월 1일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으로 에너지 수출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을 세우라고 명령했다. 이 계획에는 시베리아에서 새로운 석유 송유관과 가스관을 건설하고 러시아 북극 해안을 따라가는 운송 통로인 북극해 항로 개발이 포함된다.

 

특히 이 프로젝트에는 2019년에 개통된 550억 달러 규모의 파워 오브 시베리아(Power of Siberia) 가스관을 몽골을 통해 중국으로 연결하는 것도 들어 있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기업인 가즈프롬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나흘 뒤인 지난 2월 28일 새 연결 가스관 설계 계약에 서명했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 이 프로젝트에 서명하지 않았다. 석유 부문에서 중국은 3월 러시아로부터 수입을 14% 줄였다. 중국은 오랫동안 에너지 공급 다각화를 시행해왔으며, 석유나 가스는 중동에서 수입해 오고, 액화천연가스(LPG)는 호주와 미국에서 수입해 오는 등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인도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계속하고 있지만, 문제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사들이면서 러시아 수입이 줄고 다른 구매자들에게도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인도는 러시아와 원유를 국제 기준 가격보다 2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크플러의 에너지 분석가 빅토르 카토나는 “생산자인 러시아에게 가장 큰 위험은 러시아가 영구적으로 할인된 판매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또 다른 문제는 일부 보험사들이 규정 준수 위험이 너무 크다며,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선박 거래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U 외교관들은 유럽의 6차 제재가 보험사들이 러시아 석유와 거래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아페리오 인텔리전스 소속 분석가 조지 볼로신은 정유공장과 같은 러시아 내 중국과 인도 고객 중 일부는 선적을 위한 은행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석탄의 경우 러시아는 일반적으로 수출량의 약 3분의 1을 유럽으로, 절반을 아시아로 보낸다. 그러나 아시아로 보낼 때는 거리 비용, 높은 보험료 등을 감당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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