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통상뉴스

  1. 알림광장
  2. 무역통상뉴스
제목 [세계는 지금] ‘인플레 감축법’까지 낸 미국, 물가 잡을까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2-08-19
조회수 33
내용

 

 

국제유가 100달러 밑돌았지만… 식료품 등 이미 크게 올라

필수품 가격 상승에 수요 줄어든 비필수재 물가 하락하기도

 

미국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중이다. 고물가 대책은 연방정부, 연방의회, 연방준비위원회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백악관에서 인플레를 최우선 관심사로 선포한 가운데 의회에서는 인플레 감축법이 통과됐고, 연준은 3달째의 금리 대폭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다소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으나, 이미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 사항이다. 

 

8월 10일 미국 노동부는 7월 CPI가 전달과 비교해서 변동이 없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8.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도 지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 대비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미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3월만 해도 2.6%였으나, 이는 2개월 후에 5.0%로 뛴 뒤 올 1월 7.5%에 달했다. 지난달에는 9.1%를 기록해 40년 7개월 전인 1981년 11월 이후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기록됐으나, 7월 들어서 소폭 상승세가 둔화한 것이다.

 

CPI 하락은 전달보다 7.7% 값이 싸진 휘발유가 견인했다. 항공료, 의류, 호텔, 중고차 등의 가격도 내렸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 및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달 대비 0.3% 상승했다. 지난 4~6월에는 전달 대비 0.6~0.7% 뛰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완화된 수치다.

 

PPI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회복 국면에서 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며 인플레 완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9.8% 상승했지만, 전달인 6월에는 11.3% 상승했던 데 비해 누그러졌다. 식품·에너지와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PPI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8% 올랐다.

 

PPI 하락 역시 에너지 가격 하락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PPI 보고서에서 에너지 부문은 전달 대비 9.0% 하락했다. 그러나 식료품 가격은 전달 대비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가상승 둔화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나는 그저 한 숫자를 말하고자 한다”며 “오늘 우리는 우리 경제가 7월 한 달 0% 인플레이션을 겪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경제학자들은 식량·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인플레이션 수치를 주시한다. 이를 ‘근원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며 “이는 몇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또 예상치를 훌쩍 넘는 일자리 증가가 나타난 지난 7월 일자리 보고서도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미국인이 일하는 더 강력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는 조짐 일부를 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노력이 끝나기까지 갈 길이 멀지만,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식료품 가격 여전히 높아… 에너지 부문도 변동성 우려 = 다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특히 식료품 가격이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은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시사하고 있다.

 

7월 CPI 발표 직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첫 번째 힌트”라고 말했지만,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CPI 하락은) 긍정적이지만 (물가는) 여전히 용납할 수 없을 수준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유가는 7월에 하락했고, 이는 7월의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반영될 것이지만 유가는 가을에 오를 위험이 크다”며 “일부 하락은 환영하지만, 너무 일찍 승리를 외치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긴장도 여전하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식료품 가격과 임대료 등 서민 생활에 필수적인 부문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미국의 올해 2분기 집값이 처음으로 40만 달러(약 5억2000만 원)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CPI 하락을 이끈 휘발유 가격의 변동성이 심하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하에서 머물고 있다. 지난 8월 15일에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장중 한때 6개월 만의 최저치인 87달러 선 밑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폭염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수가 국제유가 반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상존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8월 15일 보도를 통해 국제유가가 재반등할 요인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곳곳을 봉쇄했던 중국이 다시 문을 열면 원유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오는 11월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이 끝나는 것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대유럽 천연가스 판매 통제를 강화하면서 유럽의 전력회사들이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더 많은 석유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석유 관련 국제기구들은 올해 연간 수요를 1억 배럴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수요 전망치를 상향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전망치를 하향했음에도 여전히 OPEC의 수요 전망치가 높은 상황이다. 

 

IEA가 8월 11일 발간한 월간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는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종전 예측보다 하루 38만 배럴 증가한 하루 21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일간 수요는 9970만 배럴, 내년 일간 수요는 1억180만 배럴로 예상했다.

 

IEA는 “여름 폭염으로 전기 수요가 급증하고, 천연가스 가격은 치솟으며 일부 국가에서 석유로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며 “추가 수요는 압도적으로 중동과 유럽에서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OPEC은 각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올해와 내년 세계 석유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OPEC은 월간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1억3만 배럴로 26만 배럴 낮췄다. 2023년 수요 전망치도 하루 1억272만 배럴로 낮췄다.

 

특히 최근 물가에서 가장 심각하게 우려되는 부문은 식료품이다. 글로벌 식량 가격지수는 최근 흑해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운송이 재개되며 떨어졌으나, 비료 등의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이기에 생산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뉴욕타임스>의 8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한 식당은 최근 한국식 불고기 정식 가격을 33% 올려야 했다. 불고기 요리에 쓰이는 수입 고추장 가격은 2019년에는 5파운드당 15달러였으나, 최근 29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의 소비자 시장 분석업체 이포메이션리소스는 지난 7월 달걀 가격이 지난해보다 무려 47%나 상승해 달걀 한 팩이 평균 2.94달러에 판매됐다고 8월 10일 밝혔다. 

 

달걀 가격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인해 닭과 칠면조 등 3000마리 이상 식용 조류와 야생 조류가 죽으면서 영향을 받았다. 가금류 가격은 지난해 이후 거의 11% 올랐다. 버터도 26%, 포장 빵은 15%, 냉동식품은 23% 상승했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미국의 식료품 가격은 올해 7월까지 전년 대비 14% 올랐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 10일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미국인이 일하는 더 강력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는 조짐 일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식료품 물가 올라 비필수재 물가 하락하는 경향도 = 물가상승률 하락을 경기 침체 전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임대료와 에너지·식료품 가격 등 필수적인 부문의 물가 상승으로 지출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 하락으로 수요가 둔화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온라인 소비재 시장에서는 식료품 가격이 오르면서 전자제품이나 완구 등의 고가 비필수재 수요가 줄어, 이들 품목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전체 물가 수준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초 미 는 어도비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7월 전자상거래 시장의 제품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2% 떨어지면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지난 2020년 6월부터 상승했던 전자상거래 물가는 25개월 만에 하락했다.

 

어도비는 “일부 유통업체의 공급 과잉과 더불어 소비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월마트, 타깃, 베스트바이 등 유통업체들은 재고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어도비에 따르면 가격 하락을 주도한 품목은 전자제품이다. 온라인 전자제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3%나 하락했다. 완구도 8.2%나 떨어지면서 가격 하락을 견인했다. 온라인 의류 가격도 전년 대비 1% 떨어져 하락세를 보였다. 월마트는 의류업체들이 재고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온라인에서도 식료품 가격이 계속해서 급등하고 있기에 인플레이션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7월 온라인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4%나 오르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10.3%, 5월 11.7% 등 식료품 가격은 매월 기록을 경신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제품도 전년 동기 대비 12.6% 급등하며 27개월 연속 상승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