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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홍해 사태 장기화에 수출기업들 ‘울상’… 항만 병목은 완화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4-07-18
조회수 44
내용

 


중소기업 화주들, 운임·선복량 압박에 일정지연·공컨테이너 부족 겪어

최근 아시아 항만 혼잡 완화 추세지만… ‘후티’ 공습은 향후 지속 전망


 

▲수상드론에 들이받힌 직후 폭발에 휩싸이는 화물선 튜터호 [EPA 연합뉴스자료사진]

 

홍해 아덴만의 선박 피격이 계속되면서 화주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근 조사들에 따르면 홍해 사태 장기화로 수출기업들의 해상운송 애로 체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7월 1일부터 5일까지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설문한 ‘해상운임 급등 및 선복 부족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 영향 조사’에 따르면 최근 수출 물류와 관련해 응답 기업의 54.3%가 경영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45.7%였다.

 

주요 애로 사항(복수 응답)으로는 과도한 운임 요구(79.1%)가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운송 지연(34.4%), 선복 확보 곤란(27.6%), 컨테이너 부족(19.0%), 화물 보관비 증가(9.2%) 등의 순이었다.

 

연초 대비 물류비가 상승했다는 응답은 61.0%였고 하락했다는 답은 1.0%에 그쳤다. 변화 없다는 응답은 38.0%였다. 물류 애로 영향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이후라는 응답이 41.1%로 가장 많고 올해 4분기(30.7%), 내년 2분기(12.9%), 올해 3분기(8.6%) 등 순이었다.

 

고려할 수 있는 대응 방안(복수 응답)으로는 정부 지원책 활용(32.7%), 제품 가격 인상(17.0%), 구매자와 거래조건 변경(8.0%), 대체 운송 수단 모색(8.0%) 등의 순으로 꼽혔다. 37.7%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향후 물류 애로 해소를 위해 중점 지원해야 할 사항(복수 응답)으로는 물류비 지원 확대가 82.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중소기업 전용 선복 지원 확대(22.3%), 대출 상환 기한 연장 등 유동성 지원(14.0%), 정부 지원책 홍보 강화(9.7%), 주요국행 선박 투입 확대(6.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가 6월 21일부터 7월 5일까지 573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해상운임 급등 관련 긴급 물류 애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83.3%가 현재 수출입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 애로로는 물류비 증가(40.1%, 중복 응답 가능) 응답이 가장 많았고, 선복 확보 차질(21.5%), 잦은 운송지연·변동(19.8%), 공컨테이너 부족(11.5%) 등이 뒤를 이었다.

 

부산항 터미널의 수출 컨테이너 반입허용일 제한(3일)과 잦은 선박 일정 변동으로 인한 물류비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수출기업은 터미널 반입 제한으로 인해 컨테이너를 항만 인근 외부 장치장에 보관함에 따라 추가 보관료, 상하차 비용, 내륙운송료 등 불필요한 물류비를 지출하고 있었다. 

 

수출입 기업은 해상운임 상승과 물류 불안정이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 기업의 절반가량(46.2%)은 올해 4분기 말까지 해상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8.4%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희망하는 지원 대책을 묻은 항목에서 수출입 기업은 ▷바우처 형식의 물류비 직접 지원(30.9%)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았다. 이밖에도 ▷중소기업 전용 선복량 제공 및 운임 할인(23.9%) ▷항만 인근 물류창고 보관 지원(19.0%) 등의 정책 확대를 원했다. 

 

글로벌 해상물류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의 혼란에서 정상화되면서 지난해 들어 운임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격화되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를 빌미로 홍해를 항행하는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홍해를 지나던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를 지나면서 선박 체선과 물류비 상승이 아시아-유럽항로에서부터 아시아-미주항로는 물론 아시아 역내 항로까지 번지게 됐다.

 

후티 대변인은 지난 7월 14일 알마시라TV를 통해 후티 미사일이 이스라엘 선박과 에일라트 시내를 미사일로 폭격했으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전쟁을 끝내는 그날까지 후티군은 계속해서 이스라엘의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만 병목 완화에도 “혼란 장기화” 전망 =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은 소폭 하락을 기록한 바 있다. 7월 둘째 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59p 하락한 3675를 기록해 13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발 선박 추가 투입에 이어 TS라인즈, 완화이 등과 같은 아시아 중소 선사의 신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운임 하방 압력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항만의 병목도 완화되는 추세다.

 

싱가포르 국영 항만 운영사 PSA는 최근 싱가포르항의 혼잡이 다소 완화되면서 선박의 대기 시간 평균이 2일로 단축되었다고 밝혔다. 증가하는 항만 물동량과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초부터 항만 생산 능력을 크게 높인 것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포트 클랑(Port Klang) 인근의 경우 5일에서 3일로 지연 시간이 감소했으며 중국 상하이는 최대 4일, 닝보는 최대 2일의 대기 시간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항만 혼잡과 운임 강세가 완화되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안정화 단계에 들어가지는 못한 것으로 진단된다. PSA의 옹 킴 퐁 회장은 홍해 사태로 인한 도전은 앞으로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한 홍해 위기도 이어질 전망이기에 항로 우회도 장기화하리라는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올해 들어 나타난 글로벌 해상운송 병목의 중심지로 꼽혀왔다. 라이너리티카는 지난 5월 말 홍해 사태의 파급효과로 인한 글로벌 항만의 주요 혼잡지로 싱가포르를 언급했으며, 당시 싱가포르항의 정박 지연일은 7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SA는 홍해 위기가 장기적으로 계속돼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항만 혼잡이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싱가포르항에 도착하는 선박의 약 90%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고 있으며 선박의 항만 체류 시간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관세청이 지난 7월 15일 발표한 ‘6월 수출운송비용 현황’에 따르면 6월 우리나라에서 EU로 향하는 컨테이너의 2TEU(40ft 표준 컨테이너 1대)당 운송비용은 613만5000원으로 전달보다 44.6% 올랐다. 미국 동부(601만6000원, 15.3%↑)와 서부(602만1000원, 12.9%↑)로 향하는 수출화물 운송비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유럽항로 운송비가 미주항로 운송비를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전쟁 리스크에 따른 조기선적 등 전반적인 컨테이너 화물 수요는 여전히 공급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찾아온 최대의 글로벌 물류 혼란이 완화되고는 있으나 그 여파가 장기간 미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7월 17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해상운송 물류비용 절감 세미나’에서 황규영 LX판토스 해운시장분석팀장은 “홍해 사태 장기화와 미국의 대중국 관세인상을 앞두고 중국의 수출물량 밀어내기로 해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해상운임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4분기부터는 물동량 성수기 조기 종료와 신조선박 인도로 운임 안정화가 예상되나 여전히 연초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정일환 영원NCS무역물류컨설팅 대표가 “대형화주와 중소화주는 계약물량 자체가 달라 물류비용 절감에 대한 접근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대형화주는 공개입찰을 통해 안정적인 장기계약운임을 확보하고, 중소화주는 운임 외 부대비용을 꼼꼼히 살펴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6일 열린 민관합동 수출확대대책회의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해운 장기계약 지원과 선복량 확보에 나서겠다고 언명한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 또한 운임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을 위해 국적선사와의 협업을 통한 전용 선복량 확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지난 7월 17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해상운송 물류비용 절감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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