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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공지능(AI) 통해 최첨단 산업으로 변신한 미국 ‘농업’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4-06-10
조회수 19
내용

 

장소·시간 한계 극복…식량안보 차원에서 정부 지원 늘어

 

미국의 농장을 떠올리면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과 농약을 뿌리는 경비행기가 그려질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런 광활한 곳에서 경작이 이뤄진다는 것은 결국 농업 현장이 최종 소비자가 있는 도시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농업계 역시 젊은 인력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미국에서도 대표적인 3D 업종으로 꼽히던 농업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식량안보=국가안보’로 인식되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예산 중 10%를 농업에 배치했으며 미국 내 주요 지자체들은 도시농업 지원을 통해 먹거리 공급을 원활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스타트업들도 아그리테크(Agri-Tech)에 주목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기술을 농업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젊은 인재들도 대거 유입되는 추세다.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2월 “세계적으로 매년 병충해로 파괴되는 농산물이 전체 생산량의 40%가량 된다”면서 “미국에서도 지속 가능성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농사를 지을 때 물 사용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도시화와 이민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농업의 이런 여러 문제점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로 무장한 아그리테크 기업 200여 곳이 사업화에 나서거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저지주의 보워리는 수직농업을 통해 상추, 케일, 바질, 딸기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수직농업이란 식물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통제한 실내에서 작물을 수직으로 배치해 재배하는 방식이다.

 

최종 소비자가 있는 도시 인근에서 한정된 부지를 이용해 신선 식품을 생산할 수 있어 공급망이 이슈로 떠오른 요즘 고비용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보워리는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및 수중 영양소 농도 등이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AI 시스템을 이용해 외부 환경은 물론 작물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각각의 작물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통제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다. 

 

AI 모니터링을 통해 작물에게 필요한 요소를 정확하게 판단해 처방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물과 영양분만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보워리의 수직농업 농장은 뉴욕주와 가까운 뉴저지주에 있어 인구 밀집도가 높은 뉴욕시 일대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상태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당일 공급하는 회사로 유명하며 올해 말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새로운 농장을 열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켄터키주의 앱하베스트는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토마토, 오이, 상추 등을 생산한다. 

 

2017년 AI 기업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AI 기술을 통한 아그리테크를 실현 중이다. 

 

AI를 도입하기 전에는 사람이 눈으로 일일이 열매를 선별 수확했다면 이제는 AI 기술로 열매의 숙성도를 판단한 뒤 로봇이 열매의 상태에 따라 적당한 힘으로 상처 없이 수확한다. 

 

또한 300개의 센서가 농장 내 환경 정보를 수집해 미세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했다.

 

농업이 오래전부터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가 야외에서의 고된 노동 때문이었다. 그러나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력난을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자율주행 트랙터 기업 모나크는 1명의 농부가 동시에 8대의 자율주행 트랙터를 관리할 수 있는 트랙터를 개발했다. 

 

모나크의 마크 슈바거 대표는 “자율주행 트랙터 덕분에 농부들은 더럽고 위험하고 지루한 작업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수확기에는 사람이 일하기 힘든 밤이나 고온의 시간대에도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스타트업 프로그램 ‘문샷’의 후원을 받아 개발된 미네랄로버는 IoT 기술을 바탕으로 숙성도와 병충해 위험도 측정, 수확량 예측, 잡초 감지 등의 작업을 수행해 작물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 요즘 전보다 훨씬 적은 양의 물과 농약만으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또한 반복적이고 지루하며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일하는 인간의 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런 첨단 기술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고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산업화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뉴욕의 친환경 건축회사에 근무 중인 A씨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뉴욕의 도시농업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유럽산의 값비싼 허브를 AI 기술로 재배, 공급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아직은 틈새시장을 통한 기반 다지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비용을 낮추려면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는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무역관은 “미국 정부는 아그리테크가 아직은 고비용 산업이지만 식량안보와 직결된다고 보고 중요 산업군으로 지정해 해외 경쟁력 강화와 고품질의 건강한 먹거리 공급 능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미 농업계의 발전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 진출을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OTRA 뉴욕 무역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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