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트럼프 기대와 반대로 가는 푸틴… 믿는 구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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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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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5-09-10
조회수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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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경제제재 충분히 견딘다 판단 시진핑· 김정은 등 ‘우군’ 든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회담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끝낼 의사가 없다는 신호가 점점 강하게 나오고 있다. 그는 회담 이후 휴전협상에 나서기는커녕 우크라이나에 대한 폭격과 진격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2차 제재 등 새로운 카드를 준비 중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렇게 ‘세게’ 나오는 배경은 무엇일까. 그는 제재에도 불구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끝낸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 등을 통해 ‘우군’이 든든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우크라이나군 오래 못 버틴다”에 베팅 ‘우크라이나가 먼저 무너지느냐, 러시아 경제가 먼저 무너지느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동부 영토 상당 부분을 잃고 막대한 인명 피해를 보는 등 국가 안보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러시아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물가상승률이 9%에 달하고 정부 재정 적자가 불어나며 성장이 정체되는 등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군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 가늠하는 모래시계와 러시아 경제가 정권 안정을 해치지 않고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래시계 중 어느 쪽의 모래가 먼저 떨어지는지에 이번 전쟁의 결과가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관련 중재를 회피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함락이 러시아 경제 몰락보다 이르다는 데 ‘베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협상과 관련해 “양쪽에 개선이 되는 영토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상지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양보하는 안이 검토되는 등 러시아에 유리한 방안이었던 것으로 관측됐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시한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오히려 공세 강화에 나서는 등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속국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푸틴 대통령이 베팅에서 이길 공산이 크다고 전망한다. 베를린 소재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예프 소장은 “눈에 띌 정도로 문제가 산적하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가 조만간 벽에 부딪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최소 1년 반에서 2년은 더 전쟁을 이어갈 수 있는 경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러시아 전문가 마리아 스네고바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3년 더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현재 전세로 볼 때 전쟁이 2∼3년 더 지속되면 우크라이나군은 한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영토를 점령하기보다 군사력을 고갈시켜 우크라이나가 항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구가 많은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잃은 군사력을 보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EU, 대러 2차 제재 준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해야만 서방이 제안하는 합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결국 전쟁을 끝내려면 두 모래시계 중 러시아 경제가 버티는 모래시계의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우크라이나가 견디는 모래시계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밖에 없는 셈이다. 미국과 EU는 우선 러시아 경제 몰락 모래시계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러시아의 ‘돈줄’을 조일 추가 제재 카드를 꺼내 들기로 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 창구로 꼽히는 석유 등 에너지 수출을 전면 통제하는 한편, 에너지 수입국에 대해 기존에 언급한 대로 “심각한 후과”가 될 만한 경제 제재를 실제로 추진할지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결승전을 관람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2단계 제재를 시행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고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대러 추가 제재(제2단계 제재)는 러시아에 대한 직접 관세뿐 아니라 석유 등 러시아산 제품을 구매하는 다른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뜻하는 ‘2차 관세’(2차 제재)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는 인도에 기존 25%의 상호관세에 추가로 25%를 더해 총 50%의 관세를 부과하며 1단계 2차 제재를 지난달 말부터 시행 중이다. 다만 미국이 인도와 함께 러시아산 에너지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에 대해 2차 관세 카드를 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관계를 뒤흔들 수 있는 대중국 2차 관세를 직접 발동하는 것은 일단 보류한 채 유럽에 중국·인도에 대한 2차 관세 도입을 촉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최근 NBC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럽의 파트너들이 우리를 따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이를 미국산으로 대체하는 한편,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입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미국이 인도에 대해 한 것과 같은 2차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혔다. ●“푸틴은 더 이상 트럼프를 달래려 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과 개인적 관계를 토대로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트럼프는 또 러시아가 중국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하기보다는 잠재적으로 미국과 동맹을 맺고 중국에 맞설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믿음과 판단은 틀렸다. 이와 관련 CNN 방송은 “푸틴이 더 이상 트럼프를 달래려 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9월 7일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가 공격당했다. 이를 두고 키스 켈로그 트럼프 우크라이나 특사가 “에스컬레이션(상황 악화)”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푸틴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난 뒤에 벌어진 일이다. 중국에서 푸틴은 선택지가 늘어난 것을 새롭게 인식했을 것이다. 러시아는 자금, 재래식 무기,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 증대, 북한 병력 추가 지원 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푸틴은 고립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고 추가 제재를 받아도 큰 피해가 없을 것임을 안다. 러시아는 경제 제재에 충분히 대비돼 있다. 실제로 러시아 국민들과 경제는 지난 몇 년 동안 제재에 맞서 능력이 있음을 입증해왔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완전히 붕괴시킬 수 있으며, 푸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푸틴이 이 전쟁을 어떻게 보는지를 과소평가한 것이다. 푸틴은 이미 수십만 명의 전사자를 낸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목표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푸틴이 생각을 바꿀 만큼 충분히 해를 끼치지만 미국과 외교 채널을 유지할 만큼 부드러운 경제 제재 조치를 찾기란 불가능하다. ●크렘린궁 “추가 제재해도 우리 입장 못 바꿔”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크렘린궁은 어떠한 제재도 러시아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러시아의 입장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렘린궁을 취재하는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유나셰프 기자가 9월 8일 자신의 텔레그램에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한 가지를 말할 수 있다. 지난 4년간 우리나라에 가해진 전례 없는 수의 제재는 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미국에 대러시아 제재를 제안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제재 관련 발언을 한다면서 “어떠한 제재도 러시아와 우리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이 반복적으로 언급한 일관된 입장을 바꾸도록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정치·외교적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말해왔다”며 러시아 안보가 외교적 방법으로 보장될 수 없다면 ‘특별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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