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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온라인 도박·인신매매·밀수... 캄보디아·미얀마에 대규모 글로벌 ‘사기도시’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5-09-10
조회수 31
내용

 

정부 비호·방치 아래 번창
미, 개인·기업 무더기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밀집한 대규모 사기 작업장 관련 개인 7명·기업 12곳에 제재를 부과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강제 노동과 폭력을 사용해 미국인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훔치는 동남아 전역의 대규모 사기 센터 네트워크에 대한 제재를 이행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는 중국계 카지노들이 대거 들어선 남동부 시아누크빌의 여러 사기 작업장 관련 개인 4명, 기업 6곳이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곳에서는 당초 중국 범죄조직들이 카지노로 지었다가 가상화폐 투자 사기 등 사기가 더 많은 수익을 내자 ‘범죄단지’로도 불리는 사기 작업장으로 바뀐 시설이 다수라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제재 대상이 된 개인 4명은 모두 중국 출신으로 중국 정부의 단속을 피해 캄보디아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미국인 100억 달러 이상 사기 피해

 
미얀마에서는 남동부 카인주의 태국과 국경 지대에 위치한 쉐코코 지역을 장악하고 사기 작업장을 운영하는 카렌족 민병대 카렌민족군(KNA) 관계자 3명과 관련 기업 6곳이 제재 대상이 됐다. 

 
이 중 대규모 사기 작업장 한 곳을 만든 중국 출신 서즈장은 불법 온라인 도박계의 거물로서 2022년 태국에서 체포돼 수감 상태다.

 
존 헐리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보는 성명에서 동남아 사이버 사기 산업이 미국인의 복지와 재정적 보안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노예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인들이 지난해 동남아에 기반을 둔 사기로 인해 잃은 금액이 100억 달러(약 13조9000억 원) 이상에 달한다면서 조직화한 금융 범죄와 싸우고 이런 사기 피해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제재 대상엔 심각한 인권 탄압이나 부패에 관여한 인사의 미국 재산을 동결하고 비자를 제한하며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글로벌 마그니츠키법이 적용됐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캄보디아 실권자인 훈 센 상원의장의 측근인 유명 사업가이자 집권당 소속 상원의원 리 용 팟(66)과 그의 리조트·호텔 등 5개 기업체를 사기 작업장 관련 혐의로 제재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미얀마 KNA와 지도자 소 칫 투, 그의 두 아들인 소 흐투 에 무, 소 칫 칫에 대해 온라인 사기 작업장을 지원한 혐의로 제재를 가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그와 KNA는 근거지인 태국 접경 지역 쉐코코에서 사기 조직들에 땅을 임대하고 보안·전력 공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신매매·밀수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는 대규모 사기 작업장 53곳과 의심 장소 수십 곳이 파악됐으며, 이들은 캄보디아 정부의 비호·방치 하에 번창하면서 그 수가 계속 늘고 있다.

 
이처럼 팽창하는 캄보디아 사기 산업은 현재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에 달하는 연간 125억 달러(약 17조4000억 원) 이상을 창출하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는 추산했다.

 
●미얀마 사기작업장, 군사정권 집권 이후 급증

 
캄보디아와 함께 온라인 사기·보이스피싱 범죄조직들의 대표적 ‘소굴’인 미얀마에서 2021년 군사정권 집권 이후 대규모 사기 작업장이 2.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싱크탱크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분석한 결과 미얀마 내 태국 국경지대의 대규모 사기 작업장은 2021년 군사쿠데타 이전 11곳에서 현재 27개로 불어났다. 또 이들 사기 작업장 규모도 매달 약 5만5000㎡꼴로 넓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미얀마 동남부 카인주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 작업장 ‘KK파크’는 5년 전만 해도 텅 빈 들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2.1㎢의 넓은 부지에 각종 빌딩과 병원, 레스토랑, 은행, 빌라들이 늘어서서 서구 대학이나 실리콘밸리 첨단기업 캠퍼스를 방불케 하는 ‘범죄단지’로 성장했다.

 
또 가디언이 KK파크와 인접한 카인주 쉐코코 지역 등지의 사기 작업장들을 위성·무인기(드론) 사진으로 살펴본 결과 위성인터넷 수신기로 추정되는 물체, 부유식 부두 등 다양한 구조물이 최근 증설됐다. 

 
이 중 위성인터넷 수신기는 올해 태국 정부가 사기 작업장이 밀집한 미얀마 국경 지대에 대해 인터넷·전기·연료 공급을 중단한 이후 인터넷 연결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태국 정부는 연초 중국인들이 자국 내에서 미얀마 내 사기 작업장으로 납치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이들을 뿌리 뽑기 위해 이 같은 조처를 했다. 

 
이에 사기 작업장들은 태국에서 물자를 들여오기 위해 부두까지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위성·드론 사진에 따르면 높은 담장과 검문소, 감시탑까지 갖춰 요새 수준으로 삼엄한 경비를 자랑하는 작업장도 있었다. 

 
또 일부 작업장은 내부에 고급 주택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작업장에 감금돼 일하는 ‘사기 노동자’들이 부유층으로 가장하고 사기 표적들과 화상통화를 하거나 범죄조직 고위층이 묵는 장소로 쓰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최대 10만 명 감금당한 채 ‘사기 노역’

 
올해 초 태국·중국 정부 등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이들 작업장에서 약 7000명이 풀려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 인원은 ‘바닷속 물 한 방울’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태국 경찰은 태국과 인접한 미얀마 내 사기 작업장에 최대 10만 명이 감금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중 필리핀 출신 한 작업장 노동자는 지난해 고객서비스 담당자 자리를 준다는 약속을 믿고 태국에 왔다가 국경 너머 미얀마로 끌려갔다. 

 
그는 여권을 뺏긴 채 작업장에 갇혀 매일 미국 노인 남성 수백 명에게 소셜미디어로 메시지를 보내 신뢰를 쌓고 메신저 번호를 받아내는 일을 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전기충격기 고문 등 가혹한 신체적 처벌을 당했지만, 무장 경비원들이 깔려 있어 탈출도 어려웠다. 

 
다행히 반년 만에 구출된 이 노동자는 마치 ‘세상의 모든 악’이 그 시설 안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이와 관련해 ASPI는 미얀마 군사정권이 이들 작업장을 보호하면서 이익을 얻는 주요 민병대 등과의 관계를 의식해 작업장에 대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SPI의 데이터 분석가 네이선 러서는 “여러 면에서 이 산업은 이제 위기에 처한 미얀마 군부의 존속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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