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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만 자전거 회사를 세계 1위로 키운 ‘라이더’ 영면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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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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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2-18
조회수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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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자이언트’ 창립자 별세 후 경영 철학과 비결 등 눈길 세계 최대 자전거 제조사인 대만 ‘자이언트’의 창립자 류진뱌오(King Liu, 劉金標) 전 회장이 2월 16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자이언트는 현재 연간 수백만 대의 자전거를 판매하며 20억 달러(약 2조9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 자전거 회사다. 그의 사후 대만의 작은 자전거 회사가 세계 제일의 회사로 성장하기까지 여정과 그의 경영 철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자이언트 그룹 측은 류 전 회장이 단지 창립자만이 아닌 항상 앞서서 길을 이끌고 뒤를 살피는 ‘라이더’였다고 강조했다.
●잇단 사업 실패 후 자전거 회사 창업 류 전 회장은 1934년 대만 타이중(台中) 사루(沙鹿) 지역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그는 기계, 운송, 장어 양식 등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댔으나, 태풍으로 양식장이 파괴되는 등 여러 차례 실패를 맛봤다. 1972년 38세의 나이에 친구들의 제안으로 자본금 400만 대만달러를 모아 타이중 다자(大甲) 지역에 ‘거대기계(Giant Manufacturing)’를 설립했다. 당시 직원 38명에 첫해 생산량은 3800대에 불과했다. 사업 초기에는 미국 유명 자전거 브랜드인 ‘스윈(Schwinn)’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맡으며 기술력을 키웠다. 사업 10년 만에 위기가 찾아왔다. 1980년대 초 최대 고객사였던 스윈이 더 싼 인건비를 찾아 중국으로 거래처를 옮기며 자이언트는 도산 위기에 처했다. 류 전 회장은 이를 계기로 “남의 물건만 만들다가는 언제든 버려질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1981년 자체 브랜드 ‘자이언트(Giant/捷安特)’를 런칭하며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이는 대만 제조업이 OEM에서 OBM(자체 브랜드 생산)으로 전환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73세에 ‘자전거 전도사’로 거듭나다 이후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류 전 회장은 ‘자전거 전도사’로 거듭난다. 그는 73세가 되던 2007년 영화 ‘연습곡(Island Etude)’에 영감을 받아 자전거로 대만 일주(927km)에 도전해 15일 만에 완주했다. 은퇴를 고려하던 그는 이 경험을 통해 건강과 열정을 되찾고 경영 일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75세 때인 2009년에는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1668km를 완주하며 ‘자전거 타는 회장님’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자이언트를 단순 제조업체가 아닌 ‘자전거 문화를 파는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적응과 상생, 그리고 ‘더 크게’가 아니라 ‘더 좋게’ 대만 언론들은 그의 경영 철학을 ‘적응(Adaptation)’과 ‘상생(Win-Win)’으로 요약한다. 2000년대 초반 중국산 저가 자전거의 공습으로 대만 자전거 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류 전 회장은 2002년 최대 경쟁사인 ‘메리다(Merida)’와 손을 잡고 부품 업체들을 모아 ‘A-Team’이라는 산업 연합을 결성했다. ‘혼자만 잘 살 수는 없다. 대만 전체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신념으로, 경쟁사끼리 공장을 공개하고 기술을 공유했다. 이는 대만 자전거 산업을 ‘저가 대량생산’에서 ‘고부가 가치 명품’ 위주로 재편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더 크게’가 아니라, ‘더 좋게’ 만든다는 철학도 한몫했다. 그는 단순히 세계 1위의 생산량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자전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생활 방식(Life Style)”이라며 품질과 브랜드 가치에 집중했다. 도요타의 생산 방식을 도입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등 ‘품질 경영’에 주력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우리는 자전거를 파는 게 아니라,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을 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80세 생일에도 대만 일주에 다시 한 번 성공하며, 경영자가 직접 제품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솔선수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대만산도 최고가 될 수 있다’ 증명 류 전 회장은 자이언트를 연매출 2조 원 이상, 전 세계 50여 개국에 지사를 둔 세계 최대의 고급 자전거 제조업체로 키워냈다. 그 과정에서 ‘Made in Taiwan’이 싸구려의 대명사였던 시절, 자이언트를 통해 대만 제품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그의 ‘아름다운 은퇴’도 칭송받는다. 2016년 그는 경영권을 자녀가 아닌 조카(보니 투, 현 회장)에게 넘기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며 경영 세습 논란 없는 깔끔한 은퇴를 보여줬다. 그는 또한 대만 정부와 협력하여 공공 자전거 시스템인 ‘유바이크(YouBike)’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대만 시민들의 교통 문화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만 언론 중국시보는 “그는 대만의 자전거 산업을 ‘전통 제조’에서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승격시킨 선지자였다”고 평가했고 연합보는 “평생을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쉼 없이 굴러온 ‘영원한 라이더(Rider)’가 영면에 들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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