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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국을 다시 위태하게”… 관세, 트럼프의 발목을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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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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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2-24
조회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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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법 잘못 적용해 상호관세 무효 트럼프 자신과 미국 신뢰 손상 1년여 전인 2025년 1월 20일 재선으로 2기 행정부를 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그는 즉시 자신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로 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그동안 미국 경제에 무임승차해 왔다며 이제부터라도 운임(관세)을 걷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그의 관세 정책에는 동맹도 적도 없었다. 오직 미국의 이익만이 잣대였다. 그런데 탈이 났다. 너무 급하게 관세를 걷느라고 법을 잘못 적용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라는 법을 근거로 세계 각국에 관세를 매겼는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이 지나자마자 미국 대법원이 “그 법을 적용해 거둔 상호관세는 무효”라고 판결한 것이다.
●트럼프 ‘땜질 처방’ 나섰지만 많은 것 잃어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에 욕과 저주를 퍼부으면서 즉각 무역법 122조를 동원해 전 세계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또 하루 뒤에는 글로벌 새 관세를 몇 달 내에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임시방편 ‘땜질’ 처방으로 관세 징수는 지속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많은 것을 잃게 됐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서 미국 국민들의 심판에 직면해 있다. 대법원 판결이 나기 직전인 2월 12~17일 진행된 WP-ABC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0% 밑으로 내려갔다는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을 지지하느냐는 문항에 39%가 ‘지지한다’고 응답했고, 60%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강력하게,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절반에 육박하는 47%에 달했다. 눈에 띄는 것은 관세와 관련해서 ‘지지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64%에 달했다는 점이다. 역시 대법원 판결 전인 1월 27~30일 진행된 미국 공영라디오 NPR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더 나쁜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1기 집권 초 같은 시점과 비교해 13%p 상승한 수치다. 응답자의 60%는 미국이 1년 전에 비해 나빠졌다고 답했고, 53%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8개월 후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여론 흐름이 위기로 이어진다는 점을 잘 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으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으로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만일 오는 11월 3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상원이나 하원, 혹은 양원 모두의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내주게 된다면, 미국 정치 지형에는 전형적인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 체제가 들어설 수도 있다. 이는 관세를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 입법이 제동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최악의 경우는 ‘조기 레임덕’에 직면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을 위험하게” 만든 관세 카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과정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선거구호 덕을 톡톡히 봤다. 이는 “이미 미국은 위대하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많은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한 것은 ‘(더 이상 위대하지 않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동의한 것이다. 하지만 MAGA를 위해 꺼내든 트럼프의 관세 카드는 미국을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 최대 강대국의 대통령이 잘못된 법 적용으로 세계 무역을 혼란에 빠뜨렸으니, 각국의 비웃음을 사지 않을 수 없다. 비웃음에만 그치면 그나마 다행인데 트럼프 행정부, 나아가 미국의 정책 결정에 대한 국제적 신뢰에도 금이 갔다. 당장 4월 미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협상력은 손상을 입게 됐다. 중국 국제정치 분야 권위자인 스인훙 중국인민대 교수는 외신에 “(미국) 대법원 판결이 당연히 중국에 대한 트럼프의 무역 레버리지(협상력)를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소재 한 정치학자는 SCMP에 “트럼프의 레버리지는 사라졌고, 중국은 (판결 전에) 준비했던 것보다 더 적은 양보를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장(미국연구센터 주임)은 싱가포르 연합조보 인터뷰에서 미국 대법원 판결이 “중국을 더 유리한 위치에 놨다”며 중국이 올해 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두 수입’ 카드를 쥐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미국은 친구도 아니고 동맹도 아니다” 미국의 동맹들도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돈 페럴 호주 무역부 장관은 성명에서 “우리는 지속해서 부당한 관세에 반대해 왔다”며 “워싱턴 주재 호주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해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패터슨 호주 자유당 상원의원은 “(미국의 글로벌 관세 15%는)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과 우호 정신에 반하는 조치”라고 지적했고 데이비드 슈브리지 녹색당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그(트럼프)의 세계관 속에서 우리는 그저 하찮은 존재일 뿐”이라며 “그만 위선을 멈출 때가 됐다. (미국은) 친구도 아니고 동맹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유럽 각국들도 떨떠름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니콜라 포리시에 프랑스 대외무역 담당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새 관세 예고에 ‘통일된 대응’을 해야 한다면서 EU에는 미국에 반격할 도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가 EU 집행위원회와 이를 논의 중이라면서 “우린 더는 순진하게 굴어선 안 된다. 우리는 의존적이지 않기를 바라며 일종의 인질로 잡히고 싶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방송 인터뷰에서 미 판결 이후 독일 경제에 대한 관세 부담이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독일 기업들이 이미 낸 관세를 돌려받으려면 미국 정부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은 미 대법원 판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신규 글로벌 관세 조치에도 양국 간 무역 합의가 유효한지에 대해 미국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1차 대미 투자 약속은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NYT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3월 미국 방문에 맞춰 검토 중이던 차기 투자 발표는 불확실해졌다고 짚었다. EU는 지난해 7월 미국과 체결한 무역 합의 비준을 보류했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베른트 랑에 위원장은 “현재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며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명확성, 안정성, 법적 확실성이 재확립될 때까지 입법 작업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위협으로 대체… “여전히 미국은 두렵다” 다만 입으로 다소 강경 입장을 표명한 나라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상대로 무역협정을 번복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법적 문제와는 별개로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협상의 지렛대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다. 방위와 안보 협력 등 비통상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통상 분야에서도 미 행정부는 여전히 보복 수단을 지니고 있다. 미 대법원의 위법 판결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에 한정됐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의료용품 등 품목별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번복하려는 국가에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등 핵심 산업의 고율 관세 부과로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무역법 122조 외에 ‘수퍼 301조’로 불리는 무역법 301조를 동원한 조사도 이미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선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처럼 주요 산업이 보복 위험에 노출된 국가와의 무역협정은 재협상이나 파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유럽의회는 미국과의 무역협정 비준 연기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자동차 산업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안보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전면 재검토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이먼 에버넷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는 미 대법원 판결이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을 약화했다기보다는 다른 위협으로 대체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150일 이후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협상 상대국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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