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통상뉴스

  1. 알림광장
  2. 무역통상뉴스
제목 미 철강관세 간소화?… “사실상 가공임에도 관세 부과”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6-04-08
조회수 9
내용
화장품·식품 등 일부 파생상품 면제… “기업 행정부담 줄어”
전문가 “대부분 수입업체에서 달러 비용 증가할 가능성 커”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 우려)에 근거해 부과하던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상품 관세 체계를 간소화했으나 실제 업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악관이 4월 2일 발표한 철강·알루미늄·구리 232조 관세조치 조정 포고문에 따르면, 파생상품의 관세 부과 기준이 금속 함량가치 기준에서 제품 전체 과세가격(full customs value)으로 변경됐다. 

 
이전에는 함유된 금속 가치를 기준으로 50%의 관세가 부과되고 나머지 제품 가치를 기준으로 122조 관세 10%가 부과됐다면, 이제는 완제품을 기준으로 일괄 25%의 관세가 부과되게 된다. 232조 관세 부과 대상은 10%의 122조 관세 부과에서 제외된다. 

 
식품과 화장품 업계는 이번 조치로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또한,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이라 하더라도 철강·알루미늄·구리 중량(weight)이 전체의 15% 미만일 경우에는 232조 관세가 면제된다. 

 
아울러 품목별 특성을 반영해 관세율이 차등 조정됐다. 이를테면 초고압 변압기 및 일부 공작기계는 미국 제조시설에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2027년 12월 31일까지 25%에서 5%로 인하된 관세가 적용된다. 

 
한편, 미국산 금속을 사용한 경우 기존에는 232조 관세가 면제됐으나 이번에는 전체 제품 가치에서 10%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번 일괄 관세 체계가 완제품 가치를 기준으로 부과되면서 232조 관세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에 부과되던 122조 관세도 일부 대체하는 만큼 이뤄지게 된 조치로 보인다.

 
비록 미국 상무장관과 무역대표의 직권으로 품목을 추가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파생상품 품목 추가 절차는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본래 미 상무부는 철강·알루미늄 파생품 2차 추가절차를 통해 643개 품목에 대한 추가 요청을 접수한 바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한국 기업들, FTA 이점 활용

 
산업통상부는 지난 4월 6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상품 232조 관세제도 간소화로 “전반적으로 기업 행정 부담은 완화되는 한편, 실제 영향은 품목별로 상이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철강·알루미늄 232조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 수가 기존보다 약 17% 감소했으며, 이는 우리 수출규모에서 23억 달러를 차지한다. 여기에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에 추가로 부과되는 232조 관세의 특성상, 한-미 FTA 기준을 충족할 경우 협정 비체결 경쟁국 대비 유리한  측면도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과세 기준을 제품 내 철강 등의 함량 가치에서 통관 가격으로 변경하면서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행정부담이 완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관세 부담은 전반적으로 상당 부분 낮아질 것으로 산업부는 전망했다.

 
권혜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이번 제도 개편으로 불리해진 품목이 일부 존재하나, 유리해진 품목도 있어 영향을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관세 외에도 행정부담 완화와 불확실성 해소와 같은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평가했다.  

 
호주 디스커버리얼럿은 이를 보도하며 “미국의 관세 개혁은 글로벌 금속 무역의 광범위한 재조정 패턴에 기여해 주요 수출국 간 경쟁 역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한국 기업들은 운영 유연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주요 시장들과 병행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FTA의 이점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간소화를 가장한 관세 인상”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관세 부담이 증가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가전, 일반 기계, 일부 자동차부품, 전선·케이블 등은 함량 기준이 아닌 전체 가치 기준으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관세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속 함량가치 비중에 따라 변경된 방식의 영향은 품목별로 상이하나, 함량가치 비중이 37.5% 미만인 경우에는 전체 제품가치 기준 25% 적용으로 관세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ʻ함량가치 50% + 비함량 10%’ 구조와 비교할 때, 전체 제품가치 기준 25% 부과는 금속 함량가치 비중 37.5%와 동일한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중량기준 예외 도입의 부담 경감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는데, 관세 대상으로 남은 품목은 상대적으로 금속 비중이 높은 제품군으로, 무거운 금속의 물성을 고려할 때 중량기준 예외 해당 여지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유주의 케이토연구소의 클락 패커드 선임연구원은 “많은 파생상품 관세가 50%에서 25%로 떨어졌지만, 여기에는 백악관이 언급하지 않고 지나간 중요한 뉘앙스가 있다”며 “관세율이 적용되는 기준이 크게 변경되어 수입업체 대부분에서는 실제 달러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전에는 파생상품에 대한 50% 관세가 제품 내 금속 함량의 가치에만 적용됐지만, 이제 25%의 관세는 철강, 알루미늄, 구리가 포함된 완제품의 전체 가치에 적용된다”며 “이는 단순히 그것을 만드는 데 사용된 금속의 가치뿐만 아니라, 전체 가치에도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시 말해, 이제 관세는 제품 가격에 포함된 인건비, 제조비, 가공비 및 기타 모든 비용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달러 상당의 강철(전체 중량에서 15% 이상)이 포함된 1000달러어치 파생상품으로 예시를 들었다. 기존 시스템에서 이 제품은 철강 함량에만 50%의 관세가 적용돼 100달러의 관세가 부과됐으나, 새 시스템에서는 250달러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미 미 행정기관이 이미 철강 파생상품에 232조 관세를 부과할 때 과세 기준을 자의적으로 부풀리고 있었다는 의혹도 보고된 바 있다.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둔 패스너 수입업체 익스프레스패스너가 올해 초 미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익스프레스패스너는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공개한 지침에 따라 제품의 철강 함량 가치를 산정해 50%의 232조 관세를 납부하고, 나머지 제품 가치에 해당하는 부분의 상호관세도 납부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CBP로부터 더 많은 요금을 청구받았다. 

 
알고 보니 CBP는 2025년 12월 비공개 문건을 통해 ‘비철강 함량’ 범위를 좁히고 파생상품의 과세 대상 함량을 수입제품의 가치에서 비철강 함량을 뺀 값으로 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수입업체들은 제조비, 가공비, 인건비, 포장비 등 명백히 철강이 아닌 부문에 대해서도 철강 관세를 납부하게 됐다는 것이 이 업체의 설명이다.

 
패커드 선임연구원은 “행정부는 새 규정을 간소화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이를 가장한 관세 인상”이라며 “새로운 접근 방식의 실질적인 효과는 관세 제도의 준수 범위와 비용이 거의 경고 없이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