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통상뉴스

  1. 알림광장
  2. 무역통상뉴스
제목 [데스크의 창] 라오스, ‘기름’ 대신 ‘전기’ 쓴다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6-04-09
조회수 13
내용
요즘 라오스에서는 수도 비엔티안을 비롯해 주요 도시 주유소에서 연료를 넣으려는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1~2시간 이상 줄을 서는 풍경이 일상이 됐습니다. 공급 부족으로 1000곳 이상의 주유소가 문을 닫은 가운데 상당수 주유소가 차량당 10달러 상당의 연료만 판매하는 제한 급유를 실시 중이며 이마저도 오후가 되면 동이 나는 상황입니다.

 
유류 부족은 단순한 이동 불편을 넘어 생필품 운송 지연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라오스 경제 전반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유류비 부담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장보기처럼 반드시 밖에 나가야 하는 일상까지 막을 방법은 없어 서민 경제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풍경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엔티안 시내에서 이동식 주유 트럭이 운행을 시작하는가 하면 온라인에서는 주유소의 연료 수급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사이트도 개설됐습니다.

 
라오스의 유류 부족 사태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에 원인이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일제히 출렁이고 라오스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는 이란 전쟁 초기 라오스의 휘발유 가격 상승 폭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컸던 데서도 잘 나타납니다.

 
높은 유류 수입 의존 구조도 문제입니다. 라오스는 자체 정유 시설이 없어 유류를 전량 수입해야 합니다. 2025년 기준 라오스의 유류 수입액은 약 13억8000만 달러였는데 이 중 태국산이 13억5700만 달러로 98%를 차지했습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유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태국이 자국 내 수급 안정을 위해 수출 물량을 조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라오스의 수급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라오스 정부는 유류 부족 사태를 국가적 비상 상황으로 인식하고 수급 안정을 위해 3월 중순 총리령을 발표해 유류 공급 및 가격 관리 강화, 사재기와 불법 판매 단속, 대체 교통수단 장려, 에너지 절약 캠페인 시행 등의 긴급 대응에 나섰는데 성과는 미지수입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비엔티안 무역관은 “이번 유류 부족 사태는 단기적인 수급 불안을 넘어 장기적으로 라오스 경제 구조의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며 “도로 운송 의존도가 90%가 넘는 내륙국가 특성상 유류 가격과 공급 변동에 따른 파급 효과가 다른 국가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역관에 따르면 일단 전방위 물가 상승은 민생 경제를 더욱 압박할 공산이 큽니다. 유류비 상승은 물류비 급등에 이은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가계의 실질 구매력 저하와 함께 민생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환율 악순환 리스크도 겹칠 수 있습니다. 유류 수입 확대로 외화 수요가 늘어나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이는 다시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이 안팎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전기 기반 이동 수단, 즉 e-모빌리티 수요가 급증할 전망입니다. 유류비 부담과 수급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이동 수단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EV)나 전기 오토바이로 빠르게 옮겨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라오스가 보유한 수력발전 기반의 풍부한 전력이 핵심 강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남아의 배터리’로 불리는 라오스는 이번 유류 대란을 계기로 자국의 풍부한 전력을 활용한 에너지 자립 가능성을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고가의 전기차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전기 오토바이나 전기 자전거 시장이 비엔티안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서민층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유류 공급 불안이 장기화하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려는 ‘탈석유화’ 흐름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습니다. 수입 유류·가스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동화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부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스레인지의 인덕션 교체, 농·산업용 디젤 양수기의 전기·태양광 펌프 전환, 철도와 전기 화물차를 통한 물류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서 에너지 믹스의 근본적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기업은 라오스에서 대세를 형성해 가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 기반 이동 수단으로의 전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중국산 저가 EV가 시장에 대거 유입되고 있지만 부품 수급 지연과 전문 정비 인력 부족에 따른 애프터서비스(A/S) 불안정성이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이 고품질 차량 공급과 신뢰도 높은 정비 네트워크를 패키지로 제공하면 프리미엄 신뢰도 포지셔닝이 가능합니다. 나아가 급격한 전동화 과정에서 수요가 급증할 EV 배터리 화재 예방 시스템, 특수 소화 설비 등 안전 관련 품목은 정부 조달과 민간 시장 모두에서 블루오션이 될 수 있습니다.

 
라오스에서 ‘탈석유화’는 이제 산업과 가정 모두의 과제입니다. 농업 분야에서는 디젤 양수기를 대체할 전기·태양광 펌프 수요가, 가정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는 인덕션·전기 온수 시스템 등의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아가 산업과 생활 전반의 전동화 확대는 단순히 전기를 쓰는 것을 넘어 전력 효율화 수요 역시 자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이나 지능형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한국의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이 유망할 수 있습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