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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시래 대기자의 시선] 뉴욕을 뒤흔든 소설 ‘전화해 줘, 시체를 숨겨 줄게' AI가 쓰고... "숨긴 것은 탐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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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힌국무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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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8-10
조회수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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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김시래 대기자의 시선] 뉴욕을 뒤흔든 소설 ‘전화해 줘, 시체를 숨겨 줄게' AI가 쓰고... "숨긴 것은 탐욕이었다"
‘전화해 줘, 시체를 숨겨 줄게(Call Me, I'll Hide the Body)' 인간의 탐욕과 기술적 과장이 만날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 관찰하는 것은 늘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일이다. 최근 미국 뉴욕 출판계와 할리우드를 강타했다가 단 며칠 만에 수수께끼처럼 증발해 버린 한 편의 소설 해프닝은, 우리가 지금 어떠한 시대적 착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완벽하게 요약해 보여준다. 사건의 중심에 선 작품은 남부 메소디스트 대학교(SMU) 대학원생 제리 팔라드(Jerry Falade)가 쓴 미발표 소설, ‘전화해 줘, 시체를 숨겨 줄게(Call Me, I'll Hide the Body)’다. 도대체 이 원고의 어떤 내용이 뉴욕의 대형 출판사 14곳과 할리우드 제작사들을 그토록 미치게 만들었을까? 소설은 평범하고 소심한 일상을 살아가던 주인공에게 어느 날 늦은 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옛 절친한 친구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오면서 시작된다. "내가 방금 사람을 죽였어. 제발 전화 끊지 말고 지금 당장 와서 시체 좀 같이 숨겨 줘." 도덕적 갈등 끝에 현장으로 달려간 주인공은 친구를 도와 시신을 처리하려 하지만, 그 순간부터 사건은 지독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숨겨야 할 시체가 어찌 된 일인지 현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제3의 목격자가 나타나 두 사람을 협박해 온다.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친구의 거짓말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의심하며 심리적 파탄에 이른다. 이처럼 어두운 위트(Black Humor)와 팽팽한 서스펜스, 그리고 예측 불허의 반전이 촘촘히 교차하는 전개는 에이전트 마크 제럴드는 물론 출판계 전체를 완벽히 매료시켰다. 경매가는 순식간에 200만 달러(약 27억 원)를 돌파하며 대박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이 화려한 축제는 2026년 7월 말, 원고를 검수하던 한 에디터의 날카로운 질문 하나로 산산조각 났다. "이 치밀하고 스피디한 문장들, 생성형 AI가 쓴 것 아닌가?" 에이전트는 작가에게 순수 창작임을 증명할 초안과 집필 기록을 요구했으나, 작가는 자신이 직접 이 글을 썼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거대 계약은 파기되었고 원고는 전격 철회됐다. 이 해프닝이 던지는 경제학적 시사점은 명확하다. 바로 ‘검증 없는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다. 자본가들은 "다음 대박작(The Next Big Thing)을 남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FOMO(소외 공포)에 사로잡혀 최소한의 팩트체크도 생략했다. AI 기술로 텍스트 생성 비용이 ‘0’에 수렴하는 시대에, AI가 뽑아낸 문장이 ‘인간 천재의 신작’이라는 가짜 라벨을 달고 200만 달러라는 기만적인 프리미엄을 누릴 뻔했던 것이다. 결국 ‘전화해 줘, 시체를 숨겨 줄게’라는 기발한 제목은 이 사건 자체의 기가 막힌 복선이었다. 소설 속 인물들이 숨기려 했던 것은 친구의 시신이었지만, 현실에서 이 소설이 숨기려 했던 진짜 시체는 다름 아닌 "AI의 문장을 인간의 예술로 속여 팔려 했던 허황된 탐욕"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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