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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고] 김으로 배운 무역 실무, 말레이시아 수출 도전기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힌국무역신문
등록일 2026-08-26
조회수 14
내용

 

[기고] 김으로 배운 무역 실무, 말레이시아 수출 도전기
- 2026 한국무역협회 대학생 무역캠프 최우수상 후기

 


◇… 이 글은 2026년 8월 3~7일 진행되었던 한국무역협회 대학생 무역캠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제5조 소속 조예은 학생(가톨릭대)의 기고문이다. 대학생 무역캠프는 기초 실무이론을 바탕으로 아이템 소싱부터 수출입 서식 작성, 바이어 협상에 이르는 실전 프로세스를 직접 수행하며 글로벌 무역 감각을 키우는 예비 무역인 양성 프로그램이다.  <편집자>…◇

 


 
무역이라는 진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역 관련 자격증부터 서둘러 따고 있던 나에게 '2026 한국무역협회 대학생 무역캠프'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자격증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실전 감각을 얻고 싶었고, 대학생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는 생각에 공지가 뜨기만을 기다렸다. 선착순 100명 모집에 인기가 많다는 후기를 익히 들었던 터라, 신청 시작 시각에 맞춰 접속해 참가비를 입금했던 순간의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하다.
 
Day 1. 낯선 팀, 그리고 첫 번째 선택

 
캠프 첫날, 코엑스에 위치한 한국무역협회에 도착해 반을 배정받고 나서야 5일간의 여정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비슷한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한 팀이 되었는데, 놀랍게도 관심사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였다.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시간대도, 늦게까지 남기보다는 정해진 시간 안에 집중해서 끝내자는 성향도 비슷해서 프로젝트 내내 손발이 잘 맞았다. 덕분에 힘든 순간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을 수 있었고, 돌이켜보면 이 우연한 팀 구성이 5일의 결과를 좌우한 첫 번째 행운이었다.

 
첫날 우리 팀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수출 아이템과 목표 시장을 정하는 일이었다. 남은 4일 동안 해야 할 일이 워낙 많았기에, 첫날 정한 방향은 번복 없이 끝까지 끌고 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팀원 모두 ‘식품’이라는 공통된 관심사가 있었고, 그 중에서 전 세계 무슬림 인구가 거의 20억 명에 달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영역을 넓히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기반하여 ‘할랄 시장’ 에 주목했다. 마침 팀에 유럽 교환학생 경험이 있는 인원이 세 명이나 있었던 만큼, 처음에는 프랑스 무슬림 시장을 겨냥한 ‘할랄 김’이라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그러나 시장 조사를 진행할수록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고, 강사님께 조언을 구한 끝에 유럽보다 무슬림 인구 규모가 훨씬 큰 중동·동남아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답을 들었다. 따라서 유럽보다 규모가 큰 동남아 시장, 그 중에서도 말레이시아를 최종 목표 시장으로 정하게 되었다. 

 
하나의 아이디어에 매몰되지 않고 데이터와 현실성을 근거로 방향을 수정한 이 과정이 돌이켜보면 프로젝트 전체를 관통하는 첫 번째 배움이었다.

 

▲책자 형식의 제품 카탈로그를 한국어, 영어, 말레이시아어 세 가지 언어로 제작했다.

▲구해온 김으로 만든 gimMe 제품 포장


 

Day 2. 자료 조사와 카탈로그, 병행의 연속

 
이튿날부터는 해외시장조사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부터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K-Stat)와 AI 빅데이터 분석, KOTRA 트라이빅, 국제무역센터(ITC)의 수출 잠재력 지도까지,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하나씩 익혀나갔다. 품목별 전문 정보부터 관세·인증 정보, 해외 바이어 발굴 방법까지 하루 만에 소화하기엔 벅찬 양이었지만, 이후 원가 분석과 시장 타당성 검토를 할 때마다 이날 배운 조사 기관들을 실제로 활용하게 되었다.

 
더불어 시장 조사를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까지 수립해야 하는 바쁜 하루였다. 먼저 우리 기업과 시장을 둘러싼 강점, 약점, 기회, 위협 요인을 SWOT로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기·중기·장기 전략의 뼈대를 세웠다. 이어서 시장을 세분화하고 그중 우리 제품이 파고들 타깃을 좁힌 뒤, 경쟁 제품 대비 우리만의 위치를 어떻게 각인시킬지 포지셔닝까지 고민하며 STP 전략을 구체화했다. 

 
마지막으로는 이 모든 분석을 실행 전략으로 옮기는 4P, 즉 제품(Product)의 차별화 포인트, 가격(Price) 정책, 유통(Place) 경로, 그리고 프로모션(Promotion) 방식을 하나씩 채워나갔다. 각 단계가 앞선 분석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논리를 맞추는 일이 생각보다 까다로웠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전략적 방향이 한층 선명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제품 카탈로그 제작과 4일 차에 진행될 전시회 준비도 병행해야 했다. 우리 팀은 책자 형식의 제품 카탈로그를 한국어, 영어, 말레이시아어 세 가지 언어로 만들기로 했다. 팀원 중 한 명은 시중에 나와 있는 김 제품들의 성분을 직접 분석하여 우리 제품만의 '건강한 성분표'라는 확실한 셀링 포인트를 만들 수 있었다. 제품 이미지도 다양한 콘셉트로 뽑아보고, 전시회에서 나눠줄 명함까지 제작하는 등 각자의 역할에 따라 쉴 틈 없이 움직인, 유독 바쁘면서도 밀도 있는 하루였다.

 
기업 설립부터 수출 아이템 선정, 시장 타당성 검토, 마케팅 전략 수립, 가격 설정, 모의 전시회 준비, 무역 서류 작성까지 전부 빠른 시간 내에 해야 하다 보니, 사실 처음에는 어디까지가 창의적인 콘셉트이고, 어디서부터 현실적인 타당성을 갖춰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가상의 제품을 설정하다 보니 자꾸만 '우리 제품이 최고다'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지기 쉬웠는데, 그때마다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와 비교 자료를 끊임없이 찾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원가와 소매가를 산정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우리가 제일 싸다'가 아니라,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와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논리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 과정에서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강사님께 적극적으로 질문했던 것이, 이후 프로젝트를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Day 3. 원가 시뮬레이션, 가격표를 완성하기까지

 
셋째 날 오전에는 카탈로그와 명함, 제품에 부착할 로고 및 영양성분 스티커를 발주하며 순조롭게 시작했다. 오후에는 수출 원가 시뮬레이션 과제가 이어졌다.

 
강사님께서는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코텀즈 개념을 열정적으로 강의해주셨고, 덕분에 개념 자체는 비교적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우리는 경쟁사의 소매가를 함께 조사하며 경쟁력 있는 가격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를 위해 엑셀 시트를 활용해 운송 방식 별로 마진을 하나씩 확인해보았다. 

 
표에 운임, 보험료, 통관 비용 등을 입력해가며 해상운송의 FCL, LCL, 항공 운송 각각의 원가와 마진을 뽑아보았고, 이를 바탕으로 EXW부터 DDP까지 인코텀즈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김이라는 제품의 특성상 LCL 운송과 항공 운송으로는 마진이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운송 방식은 FCL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음 날이 바로 전시회였기에, 완성된 가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 팀은 경쟁사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표를 완성할 수 있었다. 
 
Day 4. 전시회, 그리고 세 건의 계약

 
넷째 날 전시회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우리가 다루는 품목이 김이다 보니 LCL 운송도 항공 운송도 활용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제약부터 마주했고, 전날 급하게 주문한 김 샘플이 막상 우리가 구상한 이미지와 맞지 않았다. 발표 직전이라는 촉박한 시간 속에서 팀원 한 명이 발품을 팔아 우리 로고와 색감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제품을 다시 구해 왔고, 그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 와중에 가격 오류의 원인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팀원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로고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정신 없는 순간들이었지만 각자 맡은 역할을 해내며 하나씩 문제를 풀어갔다.

 
부스 배치를 두고도 고민을 거듭한 끝에, 중앙 테이블에서 시식과 홍보를 하고 뒤 편에서 차분히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웠다. 전시회의 핵심은 다른 팀들과 번갈아 셀러와 바이어가 되어 실제 상담을 진행해보는 데 있었다. 바이어 입장이 되었을 때는 상대 회사의 업력과 제품 특징부터 꼼꼼히 물어야 했고, 반대로 셀러가 되었을 때는 우리 제품에 대한 질문 공세를 받아내야 했다. 

 
인증 사항은 갖추고 있는지, 제품에 대한 보증은 어떻게 되는지, PL 보험에는 가입되어 있는 지처럼 그동안 이론 상에서 익혔던 개념들을 실제 대화 속에서 마주하니 훨씬 생생하게 와닿았다. AS와 사후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최소주문수량(MOQ)은 얼마인지, 수량에 따라 납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독점 수입이 가능한지 등 하나하나가 실제 계약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들이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가격 협상이었다. 우리가 제시한 가격을 바이어의 희망 사항에 맞추어 조정하고, 그 근거를 설명하며 서로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실전 협상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다. 결제 조건을 두고도 T/T 50% 선지급 후 나머지 50%를 물건 수령 시 지급하는 방식이 가능한지, 샘플은 어느 정도까지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 공급사로서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지까지 논의가 이어지면서, 단순한 역할극이 아니라 실제 무역 실무에 가까운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우리 팀은 총 세 건의 구두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렇게 실무적인 질문들을 주고받으며 다른 팀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시간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었다. 각 팀이 준비한 제품과 전략을 둘러보며 우리가 놓친 부분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되는 좋은 자극이기도 했다. 
 

▲최우수상 수상 기념 촬영. 개인 수상은 아니고 필자가 소속된 팀이 수상했다.


 

Day 5. 15분에 담아낸 5일의 기록

 
마지막 날은 발표와 시상식이 있는 날이었다. 평가를 담당하시는 강사님이 무엇을 궁금해하실지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5일간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발표를 원하신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에 맞춰 당일 아침까지 전시회 현장 사진과 우리의 전략을 담아 자료를 다듬었다.
 
15분이라는 제한 시간 안에 5일간의 과정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팀원들과 여러 차례 시간을 재며 발표 연습을 반복했다. 발표 순서는 사다리타기로 정해졌는데, 가장 피하고 싶었던 마지막 순서에 당첨되고 말았다. 강사님이 남은 시간을 알려주시는 보드를 보며 긴장감은 점점 커졌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 하나로 무대에 섰다. 그 결과 우리 팀은 최우수상이라는 뜻 깊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에 강사님께 어떤 점을 좋게 평가해 주셨는지 여쭤보고, 5일 간 아낌없이 나눠주신 가르침에 감사인사를 드리며 캠프를 마무리했다. 

 
캠프를 마치며

 
5일간의 캠프를 마치고 나서 돌아본 이 시간은, 단순히 상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더 큰 의미로 남았다. 완전한 비전공자에게는 벅찰 수 있는 일정이었지만, 팀원들과 함께 부딪히고 고민하며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값진 경험이었다. 

 
시장 조사부터 원가 계산, 마케팅 전략 수립, 실제 바이어 상담까지 무역의 전 과정을 압축적으로 경험하며, 이론으로만 알던 개념들이 비로소 손에 잡히는 감각으로 다가왔다. 특히 막막한 순간마다 데이터를 근거로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모르는 것을 숨기지 않고 끝까지 질문했던 태도가 이번 프로젝트를 완주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어떤 자리에서든 이때의 배움을 발판 삼아,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실무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무역인으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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