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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쿨재팬'은 왜 실패했나... 일 정부, 지원 정책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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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힌국무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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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9-02
조회수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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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쿨재팬'은 왜 실패했나... 일 정부, 지원 정책 변화
일본 정부는 자국 문화콘텐츠의 육성과 해외진출을 목표로 설립한 쿨재팬기구의 누적 적자가 커지자 민관 합작 펀드 방식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하는 한편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및 수출 강화에 더욱 힘쓰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 지부가 ‘일본 콘텐츠 해외 진출 정책의 전환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관련 내용을 간추리고 우리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했다. ●배경과 최근 동향 = 2013년 일본 경제산업성은 해외수요개척지원기구, 일명 ‘쿨재팬기구’(Cool Japan Fund)를 민관 합작 펀드 형태로 설립했다. 콘텐츠뿐 아니라 음식, 패션·라이프스타일, 관광 등 일본 문화와 관련한 상품과 서비스의 해외 수요를 개척하기 위해 정부 출자를 마중물로 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자금 지원뿐 아니라 해외 네트워크 구축, 현지 사업자 연계, 마케팅 등을 지원해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기대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콘텐츠의 아시아 공동 제작·유통 및 게임 해외 출시, 말레이시아·중국 내 일본 상품 판매 상업시설(재팬 몰) 구축, 일본 외식기업의 해외 점포 구축, 중국 내 유통망 확보 등에 대한 직접 출자 등이다. 설립 이후 쿨재팬기구는 민간이 하기 어려운 해외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장기 위험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해왔다. 올해 4월 기준 콘텐츠·패션·라이프스타일·식품·인바운드 등 총 83개 사업에 2040억 엔을 투자해 해외 유통망 구축, 현지 기업과의 사업 연계 등을 지원했다. 하지만 기구의 누적 손실이 장기화하면서 존속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2022년 일본 정부 산하 재정제도등심의회 재정투융자분과회는 쿨재팬기구가 향후 설정된 손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다른 기관과의 통합 또는 폐지를 전제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6월 공개된 2025년도 결산에서 누적 손익이 540억 엔으로, 기존 목표치인 -426억 엔보다 커지면서 통폐합 검토 조건에 들었다. 이에 경제산업성은 쿨재팬기구의 투자·운영 실적을 재검증하고 다른 기관과의 통합 또는 폐지를 포함한 기구의 방향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열린 재정제도등심의회 외부 전문가 검토회는 투자 분야·안건의 기구 설립 취지 및 목적 부합 여부, 정책 수단으로서 민관 펀드 방식의 적정성, 투자 안건 발굴·결정 과정의 거버넌스, 정책 성과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전문인력 보유 여부 등의 항목을 중점적으로 검증할 것을 요구했다. 동시에 2027년도에는 기구에 정책금융 지원을 하지 않고 검증 결과를 토대로 기구의 존폐를 포함한 향후 운영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쿨재팬기구의 성과와 한계=쿨재팬기구는 정부 자금을 마중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구축하는 등 정책적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2024년 3월 기구를 통해 해외수요 확보 등에 도움을 받은 기업은 6248개로, 당시 목표치(4537개)를 상회했다. 기구가 투자처의 사업 가치 제고를 위해 비즈니스 매칭을 실시한 기업도 89개로 목표(30개)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정책 성과와 투자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민관 합작 펀드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면서 대규모 누적 손실이 지속됐다. 일본 문화 및 상품의 해외 확산이라는 정책적 의의를 지나치게 중시해 개별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검토가 상대적으로 미흡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현지 기업과의 협업 부족에 따른 시장 정보 부족, 현지 상관습·법규제에 대한 이해 부족, 신규 해외 사업 자체의 높은 불확실성 등이 초기 투자 사업 부진의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투자 대상이 콘텐츠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확대되면서 분야별 성과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관리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특성도 있었다. 초기에는 미디어·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했으나 이후 식품·서비스, 패션·라이프스타일, 관광 등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된 것. 기구는 2018년부터 현금 흐름과 현지 파트너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투자 방침을 개편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 누적 손실이 2023년 398억 엔에서 2024년 383억 엔으로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투자비 회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던 2025년 들어 손실이 540억 엔으로 다시 커지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지원 정책 =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 콘텐츠 경쟁력이 확대됨에 따라 콘텐츠 산업을 새로운 핵심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최근 ‘엔터테인먼트·크리에이티브 산업전략 2026’을 발표했다. 전략은 일본 콘텐츠 산업의 해외 매출을 2033년 20조 엔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는 2024년 실적(6조1000억 엔) 대비 3배 이상이다. 분야별로는 2033년까지 게임 12조 엔, 애니메이션 6조 엔, 만화 1조 엔, 음악 5000만~1조 엔 등의 해외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신규 지식재산권(IP)의 발굴·창출부터 대규모 콘텐츠 제작, 해외 유통망 구축 등 콘텐츠 밸류체인 전반을 단계별로 지원하고 IP의 다각적 활용과 수익의 창작자 환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콘텐츠 산업 성장투자 지원사업인 ‘IP360’은 콘텐츠의 성장 단계 및 해외 진출 과정에 따라 총 9개의 세부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새로운 콘텐츠 산업 총괄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의 진흥을 위해 법인 형태의 새로운 사령탑을 조직해 싱크탱크 기능과 보조금 등의 예산 집행을 일원화해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게 요지다. ●정책 변화의 의미와 한계=일본 정부의 지원은 쿨재팬기구를 통한 개별 사업 직접 출자를 축소하는 대신 콘텐츠 제작·유통·해외 진출에 필요한 비용과 산업 기반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기구는 정부가 투자자로서 사업 위험을 직접 부담함에 따라 정책 성과와 투자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구조적 부담이 있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개별 사업의 투자수익 회수보다 신규 IP 창출, 대규모 제작, 유통 플랫폼, 현지화·프로모션 등 민간기업이 해외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필요한 기반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다만 대규모 작품 제작·해외 유통 등 일부 지원사업은 상당한 자체 자금과 제작·유통 역량을 요구할 수 있어 중소 제작사보다 기존 대형 사업자나 검증된 IP에 지원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보조금은 기업의 제작·현지화·마케팅 비용 부담을 낮추지만 정부가 해외법인 설립, 사업 확장 등에 필요한 장기 위험 자금을 공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IP360도 스타트업과 신규 IP를 지원하지만 기존 쿨재팬기구가 담당했던 해외사업 확장 등에 필요한 장기 위험 자금을 공급하는 기능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향후 정책 성과 평가 시 ‘2033년 해외 매출 20조 엔’이라는 양적 목표뿐 아니라 해외에서 발생한 수익이 창작자에게 얼마나 환류되는지 등 실질적인 부가가치 창출 여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한국 기업, 일본과 분야별 협력 모델 가능 = 일본 정부의 정책 변화를 ‘쿨재팬의 실패’나 ‘콘텐츠 해외진출 지원 후퇴’로 단정하기보다 정부 직접 출자 방식에 대한 재검토와 콘텐츠 산업정책의 재편·강화가 병행되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 기구의 누적 손실로 정부가 개별 해외 사업에 직접 출자하는 방식은 재검토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콘텐츠를 핵심 수출 산업으로 설정하고 IP 창출·제작·유통 등 콘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은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콘텐츠의 해외 인지도 확대를 넘어 IP 창출·제작·유통·현지화·사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의 연계와 지원체계 고도화에 정책적 무게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협 도쿄 지부는 “일본 정부의 콘텐츠 산업 육성 확대는 IP 보유 기업과 제작사·플랫폼의 해외 전개를 촉진하고 외국 기업과의 협력 여건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일본 콘텐츠 시장 진출 시 단순 수출을 넘어 일본 기업과의 공동 제작 및 제3국 공동 유통 등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웹툰·음악·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경쟁력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캐릭터 IP 및 제작·유통 기반을 결합해 웹툰 원작의 영상화, 음악·캐릭터 IP의 디지털 상품화, 게임·애니메이션 공동 제작 등 분야별 협력 모델 발굴에 나설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석 기자 일본이 ‘쿨재팬’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직시해야 것들
<일본 아사히신문은 최근 한 칼럼에서 일본 문화콘텐츠의 위상 하락을 K-콘텐츠의 성공과 비교하며 정부의 분발을 촉구했는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도쿄 지부가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해외 매출 20조 엔. 애니메이션과 만화 등 콘텐츠 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지정한 일본 정부가 2033년까지 제시한 목표치다. 콘텐츠 수출액이 이미 철강이나 반도체를 앞질렀다는 점을 강조하며 2026년도 재정 지원도 2배로 늘렸다. 반면 2013년 설립돼 콘텐츠 수출을 이끈 ‘쿨재팬기구’는 누적 적자만 540억 엔에 달해 결국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됐다. 명확한 집중 분야를 정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10여 년의 세월을 허비한 결과다. 콘텐츠는 경제학에서 ‘정보재’에 해당한다. 한 번 제작하면 추가 복제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즉시 유통할 수 있어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 더없이 훌륭한 수출품이다. 한국은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가 콘텐츠 산업을 집중 육성했다. 이 전략이 이후 도래한 인터넷 시대와 맞아떨어지며 오늘날 세계적인 인기의 발판이 됐다. 반면 일본은 CD와 지상파 방송에 안주하다 디지털 전환의 기회를 놓쳤다. 일본 콘텐츠는 왜 뒤처졌을까? 일본 콘텐츠 중에서도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은 해외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음악과 드라마는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국내 기존 미디어에 의존해 온 분야일수록 해외 진출에 소홀했는데 이는 탄탄한 내수 시장만으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국 콘텐츠가 내수 시장 상위권을 독점하는 국가는 미국, 중국, 인도 같은 대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과 일본 정도다. 작품의 완성도는 해외 진출의 무기가 돼야 하나 일본은 ‘내수 시장에서 본전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핑계 삼아 디지털 전환을 계속 미뤄왔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 음악과 영상 작품도 세계적인 무한 경쟁에 직면한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말이다. 폐쇄적인 내수 시장의 배경에는 연예기획사의 과도한 영향력도 존재했다. 음악과 드라마 영역에서는 기획과 캐스팅이 기획사의 힘겨루기에 좌우되다 보니 작품 자체의 국제 경쟁력을 기르기 어려웠다. 반면 이러한 권력 구도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은 오직 작품 고유의 힘으로 세계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고질적 구도를 비판하고 검증해야 할 주체는 언론과 비평이었다. 다른 산업이었다면 경영 실패나 제도적 결함에 대한 송곳 같은 비판이 쏟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선은 늘 극단적인 찬사나 단순 스캔들 보도에만 치우쳐 있었다. 구 자니즈 사무소의 성추행 사건은 이러한 방관이 초래한 비극적 결과다. 오랫동안 문제가 공론화되지 못했던 이유는 방송사와 신문사 모두 거대 거래처인 기획사에 비판의 날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작 연예계 이야기’라며 가볍게 여긴 태도가 결국 심각한 인권 침해와 산업의 고립화를 초래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 예산만 계속 쏟아붓고 있다. 과거의 실패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검증 없이 나랏돈만 늘리는 것은 과거 쿨재팬 정책의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는 일일 뿐이다. 정부가 진짜 집중해야 할 일은 콘텐츠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확실히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일본 콘텐츠 산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만화가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시급하다. 단기적인 경제적 성과보다 10년 뒤에도 우수한 창작 인재가 산업에 남아있게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비평의 언어가 사라진다면 정책 역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겉돌게 된다. 지금 정부와 언론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크리에이터, 그리고 콘텐츠 산업을 성실하고 진지하게 바라보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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