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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유 수출금지 카드 만지작거리는 미국... 글로벌 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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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힌국무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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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9-21
조회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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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경유 수출금지 카드 만지작거리는 미국... 글로벌 파장 우려
미국이 경유(디젤) 가격 급등에 대응해 수출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국제 석유제품 시장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팀 버쳇 하원의원(공화·테네시)은 최근 미국 내 경유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1월까지 경유 수출을 한시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미 행정부도 수출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이달 초 CBS 인터뷰에서 '경유 수출금지 시행 가능성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명확하게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하지 않았다.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는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도 최근 주요 20개국(G20) 장관회의 행사에서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는다'면서도 실제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되면 수출 금지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그간 수출금지 가능성을 일관되게 부인해온 미 행정부가 최근 들어 종전보다 누그러진 태도로 바뀌었다고 볼 만한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행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만일 미국이 경유 수출제한 또는 금지에 나설 경우 글로벌 석유제품 시장은 대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 석유제품 공급망의 핵심 축 하나가 갑자기 차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석유제품 산업에 미칠 영향도 크다. ●발화점은 미국 내 경유가격 급등 미국의 경유 수출금지 카드는 미국 내 경유가격 급등에서 비롯됐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19일 기준 전국 경유 평균 소비자가격은 갤런당 6.505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의 경윳값은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피격 소식에 이달 11일 갤런당 6.06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넘었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28일 이후 약 70% 급등했고, 이달 들어서만 갤런당 87센트 올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였던 2022년 6월 기록한 종전 최고치(5.81달러)를 거듭 경신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 수급이 여전히 제한되면서 전 세계 정유시설의 석유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러시아 정유시설이 폭격받자 러시아 당국이 경유 수출을 금지한 것이 경윳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개인용 차는 경유를 거의 쓰지 않지만 수송을 담당하는 트럭을 비롯해 농기계, 선박, 열차, 발전기는 경유를 주유해야 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백악관과 미 공화당은 경유 가격 급등은 표를 갉아먹을 위험 요인으로 본다. 농업지대 아이오와에 지역구를 둔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공화·아이오와)은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우리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면, 미국 농민과 트럭 운전사들을 돕기 위해 경유 수출도 금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슬리 의원은 전날에도 소셜미디어에서 "높은 경유 가격이 농민들의 소득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왜 1970년대 대통령들이 농산물 수출을 금지했던 것처럼 경유 수출을 금지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1970년대 미국이 식품 가격 급등에 대응해 대두 등 일부 농산물 수출을 일시 금지한 사례를 들어 경유 수출 금지를 주장한 것이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넘는 글로벌 공급부족 미국이 경유 수출을 중단하면 우선 가뜩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타이트해진 유럽 및 대서양 유역의 공급 부족이 심화된다. 미국은 걸프만(USGC) 정제설비를 기반으로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경유·증류유를 유럽과 중남미 등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핵심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이는 싱가포르 및 유럽(ARA) 시장의 복합정제 마진과 경유 스프레드 급등을 뜻한다. 공급이 부족해진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와 유럽 수입국들은 한국,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과 중동 정유사들로 대체 구매처를 급히 돌리게 된다. 이로 인해 장거리 수송 수요가 급증하여 유조선 운임이 치솟는다. 미국 내에서는 정제 가동률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가솔린 등 다른 석유제품 부족 및 가격 급등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정유 공정 특성상 경유만 따로 줄여서 생산하기 어려운데 수출 금지로 미국 내 경유 저장고가 가득 차면, 미국 정유사들은 정제설비(CDU) 가동률 자체를 낮출 수밖에 없다. 이는 휘발유, 항공유(Jet fuel), 석유화학 기초유분 등의 동반 감산으로 이어져 도리어 미국 및 글로벌 시장의 타 유종 가격까지 불안정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는다. ●한국 정유업계엔 단기적 호황... 장기적으론 부메랑 이런 상황은 단기적으로 한국 정유업계에 큰 호황을 가져올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의 한국 정유 4사는 고도화 설비 비중이 높아 경유·등유 등 중간유분 생산 수율이 뛰어나다. 국제 경유 마진 급등은 한국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개선으로 직결되어 단기 영업이익이 급증으로 이어진다. 생산 캐퍼가 뒷받침된다면 미국산 제품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호주, 동남아뿐 아니라 중남미, 유럽, 심지어 미국 서부(PADD 5) 지역에서까지 주문이 몰려오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하지만 감내해야 될 것들이 발목을 잡는다. 우선 경유 마진이 치솟으면 글로벌 정유사들이 경유 수율이 높은 중질 원유 확보 경쟁을 벌이게 된다. 사우디 등 산유국의 공식판매가격(OSP) 인상과 탱커선 운임 상승은 한국 정유사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킨다. 국제 경유가 급등은 시차를 두고 한국 내 주유소 판매가격 상승으로도 전이된다. 나아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를 유발할 수 있다. 결국 미국의 경유 수출 규제는 한국 정유업계에 "단기적인 역대급 정제마진 호황"을 안겨주는 확실한 기회이지만, 동시에 "물류비·원가 상승, 중장기 수요 파괴"라는 부메랑 위험을 동반하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경유 잡으려다 가솔린 가격 폭등" 우려 미국 정부가 실제로 경유 수출금지를 실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쪽이 많은데, 가장 큰 이유는 경유 수출금지가 가져올 미국 내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정제 설비와 경유 생산의 50% 이상은 걸프만에 집중되어 있다. 경유 가격이 치솟는 곳은 주로 북동부(뉴욕·뉴잉글랜드)나 서부인데, 걸프만에서 이곳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은 이미 100% 포화 상태다. 게다가 연안 해상 운송은 미국 국적선만 허용하는 '존스법(Jones Act)' 규제로 인해 운임이 극도로 비싸다. 결국 걸프만에서 수출길이 막힌 경유가 미국 내 필요한 지역으로 제때 이동하지 못하고 걸프만 저장탱크에 갇히게 된다. 또 경유 수출이 막혀 저장고가 포화되면 정유사들은 정제설비(CDU) 가동률을 줄여야 한다. 이는 휘발유와 항공유 감산으로 이어져 "경유 잡으려다 가솔린 가격이 폭등하는" 치명적인 정책 실패를 낳을 수 있다. 일부에서는 절충 시나리오로 전면적 수출금지 대신 '재고 연동형 수출 쿼터제 (Inventory-linked Caps)' 도입을 거론한다. 미국 내 상업용 경유 재고가 특정 기준치 미만일 때만 수출 물량 상한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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