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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범운항 성공했지만… 북극항로는 과연 황금알을 낳을까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힌국무역신문
등록일 2026-10-14
조회수 16
내용

 

시범운항 성공했지만… 북극항로는 과연 황금알을 낳을까
운항거리 짧아진 건 맞지만 기대보다 이점은 크지 않아

 


국내 컨테이너선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50일간의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아시아-유럽항로 운송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부산항의 아시아 해상수도 부상 등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북극항로는 과연 황금알을 낳을 수 있을까? 

 
정답을 먼저 말하자면,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기대보다 이점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동항로’로 시범운항 성공 = 2758TEU급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10월 11일 오전 8시24분께 부산항 자성대부두에 접안했다. 지난 8월 22일 부산항 신항을 출항한 지 50일 만이다. 

 
아크로호는 출항 당시 화학제품과 중고차 등 수출 화물 737TEU를 싣고 북극항로 운항에 나섰다. 그리고 출항 21일 만인 9월 12일 영국 펠릭스토우항에 도착했다. 이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폴란드 그단스크항에 차례로 기항해 화물을 내렸다. 

 
19일 그단스크항을 떠난 뒤에는 중간 기항 없이 항해를 이어갔고, 지난 2일 북극해를 통과해 귀환길에 올랐다. 당초 부산 입항 예정일인 10월 5일보다 엿새 늦었지만, 별다른 사고 없이 예정된 일정에 거의 맞춰 성공적인 운항으로 평가된다.

 
북극항로는 기후 변화로 북극 해빙 면적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뱃길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 항로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기로 대체 항로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럽에서 러시아 북쪽을 지나 태평양으로 가는 북동항로와 북미 북쪽을 거쳐 태평양으로 가는 북서항로가 있는데, 팬스타 아크로호는 이번에 북동항로를 운항했다.

 
이번 시범 운항은 본격적인 상업 항로로서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극항로는 기존 수에즈 운하 항로와 비교할 때 운항거리가 약 32~38% 짧고, 운항일수도 약 10~14일 단축된다. 연료비도 약 30%가량 절감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북극항로는 말 그대로 ‘꿈의 항로’다.

 
●운송기간 단축은 분명하지만 = 하지만 ‘꿈’은 아직 현실이 아니다. 북극항로의 상업운항이 안정화되면 아시아, 특히 부산에서 북유럽까지 운송 기간을 줄일 여지는 크지만, 그만큼 컨테이너 운송비가 내려가거나 부산항 환적물량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최근 연구들의 결과다. 하나하나 들여다 보자.

 
우선 운항 거리가 짧은 만큼 운송 기간은 확실히 단축된다. 일반적으로 수에즈 운하 항로의 운항거리는 2만2000km로 알려지는데, 북극항로는 약 1만3700km다. 그만큼 운송 기간이 단축된다. 대략 수에즈 운하보다 10~15일가량 단축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다. 

 
하지만 북극항로는 수에즈 운하 항로만큼 빨리 달릴 수 없다. 거리와 시간이 같은 비율로 줄지 않는다는 뜻이다. 2025년 말 공개된 항로 비교 연구 결과는 북극항로 평균속도를약 12.5노트, 수에즈 운하 항로를 약 14.5노트로 가정했을 때, 북극항로의 거리는 수에즈의 약 74%였지만 항해시간은 약 85%였다. 거리 약 26% 단축이 시간 약 15% 단축으로 축소된 연구 결과다.

 
게다가 북극해에서 접근하기 쉬운 로테르담이나 함부르크 등 북유럽 항만들은 북극항로가 유리하지만 지중해 항만에도 시간 절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수출기업 입장에서 실제 납품 기간은 다른 변수들이 크게 작용한다. 항해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납기를 단축할 수 있지만, 북극항로를 통과할 선박이 얼마나 자주 출항하는지가 문제다. 운항 빈도가 낮아 부산항에서의 출항 대기 기간이 길어진다면 항해시간 단축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부산 출항부터 유럽 도착까지의 최단 기록보다, 예약시점부터 최종 납품까지의 기간을 비교해야 한다. 이밖에 중간 기항지에서의 대기 기간, 통관 및 내륙운송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컨테이너당 운임 단가는 높아 = 무엇보다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운송 기간은 단축되는데 컨테이너당 운임 단가가 높다면 경제성 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2025년 ‘해양정책연구’에 실린 ‘부산–로테르담 구간의 북극항로와 수에즈 항로 간 컨테이너선TEU당 운송 비용 분석(최혜원)’  자료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 항로의 TEU당 추정 운송비는 726달러(선사의 추정 원가로 화주가 실제 지불하는 운임과 차이가 있음)인 반면 북극항로에서는 이보다 약 55~93% 높은 1128~1404달러가 나왔다. 

 
이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 운용이 가능한가 여부에 따른 차이다. 이 연구에서 수에즈 운하 항로에서는 2만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그리고 북극항로에서는 4300TEU의 내빙선과 비내빙선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이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거리가 짧아져도 작은 선박에 실으면 컨테이너 하나 당 비용이 더 높아짐을 뜻한다. 북극항로에서는 선박 규모·해빙 조건에 따른 제약과 보험·쇄빙비 등이 거리 단축의 이점을 상쇄한다.

 
그리고 상업성을 판단하려면 실제 적재율과 유럽에서 돌아오는 복항하물 확보 여부 등도 따져봐야 한다.

 
그렇다고 이런 연구 결과들이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폄훼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운임이 더 비싸더라도 납기 지연을 회피해야 할 화물은 북극항로가 구세주가 될 수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해빙의 진행 속도, 대형 선박 투입 가능성 등에 따라 운항 시간과 운임 단가가 달라질 수 있다.

 
●부산항의 ‘꿈’도 아직은 멀어= 현재로선 부산항의 해양수도의 꿈도 가까이 있다고 하긴 어렵다. 위에서 따져 본 비용 구조만 해도 북극항로가 꿈의 항로만은 아니라는 결론이기 때문이다.

 
부산항은 이미 상당한 환적 기반을 갖고 있으며 유리한 점이 많다. 2026년 6월 발표된 '데이터로 본 부산과 세계 주요 항구도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약 2488만TEU, 환적물량은 약 1410만TEU로 세계 2위였으며 항만연결성지수는 세계 4위였다. 

 
이를 북극항로에 연결하면 가능한 사업모델은 일본·중국 등의 화물을 부산으로 모아 북극항로 전용선에 싣는 방식이다. 기존 지역 항로와 환적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부산의 강점이다.

 
하지만 국내 수출화물이 부산에서 북극항로 선박으로 출항하는 것과, 외국 화물이 부산을 경유해 환적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북극항로 환적항으로서 부산항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중국이나 일본, 다른 아시아 지역 출발 직항보다 부산 경유가 유리해야 한다. 

 
이는 해당 항만에서 부산항까지의 운송·하역·대기 비용을 포함해도 경쟁력이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물론 현재 환적항으로서의 이점으로 어느 정도 확인이 된 사항이긴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부산항에서의 출항 대기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등은 또 다른 문제다. 도착·출항 일정이 지역 항로와 맞아야 하며 연결편을 놓치면 시간 단축 효과가 감소하는 것이다.

 
또 북극항로 본선에 충분한 화물을 모아야 한다. 낮은 적재율은 컨테이너당 비용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왕복 수익성과 운임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복항화물의 확보도 선결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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