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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가 소년의 재능이 글로벌 펫 아이디어 상품으로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6-04-27
조회수 9
내용
[금주의 무역인] 성열규 아임 대표

 
농가 소년의 재능이 글로벌 펫 아이디어 상품으로

 

 
‘200회’

 
성열규 아임 대표가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제품을 개선한 횟수다. 

 
평범한 직장인이 자신의 재능을 살려 혁신적인 아이디어 상품인 ‘핸즈프리 드라이어’를 개발했지만, 수출에 이르기까지 벽은 높았다. 

 
수차례 포기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참았고 결국 일본 시장을 뚫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미국·프랑스 등 서방 시장 개척에도 성공한 성열규 대표를 만났다.

 

▲성열규 아임 대표는 일본 바이어의 집요한 제품 개선 요구를 이행해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 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사진=아임]


 

● 고치는 습관이 트랙터까지

 
전북 익산의 농가에서 태어난 성 대표는 어려서부터 고장 난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를 직접 고치는 데 재능을 가졌다. 

 
성 대표는 “어려서부터 전자기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신기해 분해했다가 조립하곤 했다”며 “그러다가도 조립이 안 돼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호기심은 그의 능력에 빛을 발했다. 냉장고·TV·세탁기 등 당시 잔고장이 많았던 가전제품을 직접 고쳤다. 

 
이웃 주민도 가전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성 대표를 찾을 정도였다. 중학교 재학 시절에는 농가에 반드시 필요한 트랙터가 망가졌는데 이것도 고쳤다. 

 
성 대표는 “아버지 농사를 자주 도왔었는데 언제부턴가 트랙터에서 평소에 듣지 못하던 소리가 들렸다”며 “그러다가 트랙터가 작동이 안 돼 소리가 났던 부분을 분해했더니 깨진 부속품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 험난한 발명가의 길을 걷다

 
지역 중견기업에 입사했지만 오래 있지 못했다. 개발자의 본성을 숨길 수 없었던 것. 

 
첫 개발품은 독서대가 갖춰진 운동용 사이클. 개발 배경은 생활 속에서 터득했다. 어르신들 건강 유지를 위해 사이클링이 강조됐는데 좀체 오래 타지 못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독서나 신문을 보면서 사이클링을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개발과정에서 제품은 업그레이드됐다. 제대로 거동이 어려운 노인이나 재활환자를 위한 제품이 필요할 것 같아 누워서도 페달을 밟을 수 있는 ‘리컴벤트 사이클’로 발전시켰다. 

 
아이디어는 여기서도 멈추지 않았다. 페달링 자체가 어려운 환자를 위해 이번에는 모터를 달았다. 이렇게 아이디어에 아이디어가 꼬리를 물어 제품은 점차 거창해졌다. 

 
그렇게 1년 넘게 개발해서 특허까지 등록하고 상용화를 하려고 했지만, 자금이 뚝 떨어졌다. 

 
성 대표는 “개발비만 2억 원 이상 들어갔다. 더 이상 대출도 어려웠다”며 “몇 명 투자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이 있었는데 막상 손을 내미니 ‘어렵다’는 말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렇게 첫 야심작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 깁스 후 탄생한 ‘핸즈프리 드라이어’

 
설상가상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투자자를 물색하던 어느 날 부모님 댁 나뭇잎을 정리하기 위해 나무에 올라갔다가 그만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이 없게도 커다란 돌멩이에 오른 팔꿈치를 세게 부딪치며 중상을 입었다. 

 
성 대표는 6차례 큰 수술을 받아야 했고 6개월 동안 깁스했다. 투자자를 만나기는커녕 외출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았다. 샤워 후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려는데 오른팔을 다쳐서 머리 말리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다. 

 
성 대표는 바로 인터넷을 뒤졌다. 핸즈프리 드라이기를 장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핸즈프리 드라이어는 없었다. 

 
또 하나의 아이디어 상품 개발 계획이 생겼다. 깁스를 풀자마자 바로 개발에 들어갔고 1년여가 걸려 마침내 2016년 3월 제품을 개발했다. 그렇게 시장에 내놓자 첫 달에는 400대 이상 팔려나가며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판매 대수가 100대 이하로 대폭 줄어들었고 이후 판매량은 늘지 않았다.

 
고민이 깊어질 즈음 지인이 반려동물 시장에 내놓을 것을 제안했다. 마침 TV를 보니 애견인이 목욕한 강아지의 털을 말리기 위해 드라이기를 옆구리 또는 무릎에 끼고 어렵게 반려견을 잡고 있는 것을 보게 됐다. 

 
그렇게 지푸라기라도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펫 전시회에 나갔다. 제품 앞에는 강아지 인형 하나를 갖다 놓았는데 애견인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하나같이 ‘딱 필요했던 제품’이라는 말을 던졌다. 

 
그렇게 아임의 ‘두즈 핸즈프리 드라이어’는 사람을 위한 제품에서 강아지를 위한 제품으로 시장을 확장하게 됐다.

 
● 쉽게 뚫었다고 생각했던 일본 시장

 
우연한 기회에 정부 수출지원 상담회에 나가게 됐다. 이곳에서 일본의 꽤 큰 바이어를 만났다. 

 
가전제품을 전문으로 수입·유통하는 회사였는데 샘플을 하나 구매하고 나서 연락이 왔다. ‘버튼 방식을 디지털 터치 방식으로 교체할 수 있느냐’는 요청이었다. 

 
성 대표는 2~3개월 후 디지털화한 제품을 보냈고 꽤 큰 4,500대 규모의 발주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일본 바이어는 납품은 차일피일 미룬 채 성능 개선을 요구해왔다. 매뉴얼북과 함께 15일에 한 번꼴로 찾아와 새로운 요구사항을 던진 것이다. 그 개수가 무려 200가지가 넘었다고 성 대표는 토로했다. 

 
그는 “심지어 ‘포장 상자의 모서리 부분이 터질 수 있으니 개선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며 “요구사항이 하도 많아 포기를 여러 차례 고민했었다. 그럴 때마다 일본 회사 직원이 ‘거의 다 왔다’며 달랬다”고 상황을 소개했다. 그렇게 개선 작업은 7~8개월간 이어졌다. 

 
당시의 역경은 아임에게는 분명 ‘독’보다는 ‘약’이 됐다. 일본에서 시판 후 불량률이 1%를 크게 밑도는 0.36%였던 것. 신생기업 제품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성 대표는 “제대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 진출 과정도 꾸준한 노크 덕분이다. 현지 펫 전시회에 3번 연속 출품하자, 대형 펫 업체들이 제안한 것. 

 
성 대표는 “매년 우리 제품을 지켜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약 10개월의 절차를 밟아 현재는 아임 자체 벤더십으로 판매하고 있다. 아임은 일본·미국 이외에도 이탈리아, 프랑스, 홍콩, 태국 등에 진출했다.

 

▲아임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 정도로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 펫 전시회의 아임 부스에서 성열규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일본 바이어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아임]


 

● 중국 카피 벽도 뚫은 자부심

 
2016년 사례다. 중국 펫 전시회에 참관차 방문했는데 아임의 핸즈프리 드라이기와 동일한 디자인의 제품이 전시된 것. 

 
성 대표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온몸이 떨려서 가격도 묻지 못한 채 나왔다”며 “1년 정도 제품이 판매되다가 어떤 이유 때문인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기술 없이 모양만 본뜨다 보니 여러 문제가 드러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회사는 앞으로 B2B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최근 중동 두바이 전시회에 나갔다가 호텔용 제품으로 제안을 받은 것. 호텔 또는 리조트에서 객실 드라이기 세팅에 꽤 오랜 시간이 소요돼 매력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요양시설 등 실버시장도 겨냥한다. 주요 선진국들이 복지 예산을 늘리고 있어 충분히 매력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성 대표는 아이디어가 많다. 그래서 매년 하나씩 아이디어 제품을 내놓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성 대표는 “그동안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많은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며 “‘아임’과 우리 브랜드인 ‘두즈(duz)’의 인지도를 높여 저만의 아이디어 제품을 시리즈로 전 세계에 내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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