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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데스크의 창] ‘JIT(적기 공급)’ 지고 ‘JIC(사전 비축)’ 뜨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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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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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5-14
조회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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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국제 사회에서 경제와 안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제안보화 패러다임이 굳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범지구적 압력이 가중되면서 주요국들은 자국 중심의 첨단 산업 공급망을 내재화하기 위해 법률적, 제도적 장벽을 유례없이 높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올해 2월, 중국 상무부는 미쓰비시중공업 등 40개 일본 주요 기업과 기관을 수출 통제 및 관찰 명단에 지정하면서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의 직접적인 타격으로 전이되는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제조업 강국이자 글로벌 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본도 첨단 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와 핵심 기술 보호를 최우선 국가 과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4월 국가안전보장국(NSS) 아래 경제 전담 부서인 경제반을 설치했고 2021년 10월에는 경제안보담당상이라는 장관급 직책을 신설하며 범정부 컨트롤 타워를 구축했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경제안전보장추진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을 확립했으며 2022년 5월에는 국가 경제안보 정책의 법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제정, 공포했습니다. 이 법안은 2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4년 5월을 기점으로 모든 핵심 조항이 시행 단계에 들어갔으며 작년과 올해에는 보안 적격성 평가제도 도입, 능동적 사이버 방어체계 구축, 해외 지정 프로젝트 지원 등의 정책으로 반영됐습니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수출통제 법체계는 법률(의회), 정령(내각), 성령·고시(장관), 통달(국장), 알림(과장) 등으로 세분화돼 있습니다. 1949년 공포된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물자의 수출과 기술의 제공을 통제하는데 이를 위해 수출무역관리령과 외국환령을 통해 대상과 지역을 규정합니다. 대량살상무기 개발 전용 우려를 통제하는 법령도 두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성격을 바탕으로 최근의 경제안보 법제를 규제를 넘어 중요 물자의 공급망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다른 나라의 싱크탱크 모델을 벤치마킹해 국가가 전폭적으로 첨단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통합적 경제시책의 성격을 띄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나 차세대 모빌리티 등 핵심 전략산업 분야에서 우수한 제조 역량과 기술력을 보유했음에도 원자재 및 중간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공급망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자유무역 규범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국가 핵심 자산을 보호하고 공급망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다층적 통제 제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된 일부 산업을 반면교사 삼아 차세대 모빌리티 혁명과 에너지 안보의 심장인 이차전지 산업만큼은 국가 주도로 완벽하게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이차전지가 차세대 모빌리티에 들어가는 단순 동력 부품을 넘어 전력망 안정화,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그리고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대체 불가능한 전략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이차전지 산업이 규제 대상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생산 기반 확충,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안정적인 글로벌 조달망 구축을 위한 지원 대상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 산업의 자립을 위해 일본 내 배터리 연간 생산 능력을 80GWh에서 120GWh로 50% 이상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조건부 대규모 보조금과 환경 규제 연계라는 강력한 정책을 동시에 펼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와 이차전지 대표 기업인 도요타자동차는 다가오는 전동화 시대와 블록화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습니다. 상용차 전 부문에 걸쳐 배터리 전기차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 한편 관련 핵심 분야인 배터리와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 투자도 병행 중입니다. 이는 자국 내 공급망 방어와 최대 전략 시장인 미국 내 밸류체인 구축이라는 두 가지 경로로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과거 비용 절감과 재고 최소화에 몰두하던 JIT(Just-in-Time·적기 공급)의 자리를 경제안보적 리스크를 완벽히 통제하고 지정학적 위기 시 핵심 물자를 즉각 자체 조달할 수 있는 JIC(Just-in-Case·사전 비축) 및 로컬 소싱 전략이 대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KORTA 나고야 무역관은 “일본의 경제안전보장추진법 체계는 일시적인 보호주의를 넘어 국가 경제 및 주요 산업의 체질을 효율성에서 안보 및 생존 지향성으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거시적 관점에서 이러한 지정학적 재편은 진입 장벽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경쟁자의 진입을 제한함으로써 시장 선점이나 신뢰성 있는 동맹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투명한 밸류체인을 차별화된 마케팅 무기로 삼고 전략적 파트너로 안착하기 위한 협력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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