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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를 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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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힌국무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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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5-19
조회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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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를 대비할 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글로벌 공급망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과 러시아 간 경제협력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에너지·원자재·소비재·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간 교역과 교류가 점진적인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실용적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러시아 현지에서 한국기업 복귀 관심↑ 러시아 현지에서는 종전 이후 한국 기업들이 가장 먼저 복귀할 국가 가운데 하나로 한국을 거론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한국 대기업들은 상표권 등록, 현지 공장 설비 점검, 브랜드 재출원 등을 진행하며 향후 시장 재진입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기업 H사는 러시아 특허청에 신규 브랜드를 등록하며 재진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가전기업 L사 역시 현지 생산시설과 상표권 관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이전 러시아는 한국 제조업에 매우 중요한 전략 시장이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 가운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비중은 40%를 넘었으며, 한국 자동차·전자기업들은 현지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신뢰도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 S사는 한때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전쟁 이후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을 대체했다. 샤오미·리얼미·테크노 등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급증한 반면 한국 브랜드 점유율은 크게 하락했다. ●한국산 스마트폰 대러 수출 증가가 말해주는 것 그럼에도 최근 한국산 스마트폰의 대러시아 수출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러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산 스마트폰 수입은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하며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이는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신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러시아 정부 역시 한국 기업의 복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안드레이 루덴코 차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복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양국 관계 정상화와 경제협력 재개 의지를 언급했다. 물론 현재 러시아 시장은 전쟁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중국·터키·현지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고, 물류·결제·제재 리스크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약 1억 4000만 명 규모의 소비시장과 유라시아 진출 거점이라는 러시아의 전략적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원자재 분야 협력 필요성 커져 에너지와 원자재 분야에서의 협력 필요성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러시아와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한국 역시 자원안보 차원에서 공급선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을 확대하며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공급망 리스크 완화를 위한 상징적 사례로 평가한다. 러시아산 LNG 수입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 한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 규모는 전월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확대됐다. 원자재 분야에서도 러시아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액은 약 8억6000만 달러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러시아는 한국의 주요 금속 공급국 가운데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곡물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산 밀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곡물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관광과 인적 교류 회복 흐름도 긍정적 신호다. 러시아 여행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약 20만 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한국은 러시아인이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 Top 10에 포함됐다. 러시아 관광객들은 서울과 부산뿐 아니라 제주 등 다양한 지역에 관심을 보이며 소비·관광 분야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북극항로 운항을 위해 러시아와 협력 필수 북극항로 협력은 향후 한·러 경제협력의 가장 전략적인 미래 과제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북극항로는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 대비 아시아와 유럽 간 운송 거리와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대체 물류 루트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해상 물류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가치가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북극항로는 단순한 물류 대안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공급망 안보 차원의 핵심 프로젝트에 가깝다. 안정적인 에너지·원자재 확보와 수출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해상 운송망 구축이 필수적이며, 북극항로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은 사실상 필수적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북극 해안선과 북극항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극동 및 북극권 개발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조선·항만·물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북극 인프라 개발과 극동 지역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고, 한국은 새로운 물류 루트 확보와 항만 경쟁력 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향후 한·러 관계 회복 속도와 경제협력 재개 여부는 북극항로 사업 진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시대일수록 한국은 러시아와의 실용적 협력 채널을 유지하며 북극항로와 같은 미래 전략사업에 대한 중장기 협력 기반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호 보완적인 한·러 경제… 전환점 모색할 시기 한·러 경제협력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상호보완성에 있다. 한국은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확보가 필요하고,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에너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은 조선·자동차·전자 등 첨단 제조업에 강점이 있으며, 러시아는 기초과학·공학·자원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어 협력 잠재력이 크다. 2026년은 한·러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 물론 국제 제재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현실적 제약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자원안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한국에 여전히 중요한 전략시장이다. 무엇보다 관계 회복의 출발점은 민간 경제협력과 통상 교류 정상화에 있다. 과거 활발했던 소비재·식품·산업재 교역이 다시 활성화된다면 양국 모두 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이라는 실질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변국의 시선을 의식한 접근이 아니라 국익과 현실에 기반한 실용적 시각이다. 한국은 지난 30여 년간 축적해 온 대러 경제협력 기반을 전략적 자산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결국 미래지향적인 한·러 관계는 정치·외교적 갈등을 넘어 상호 존중과 실용적 협력이라는 원칙 위에서 다시 구축돼야 한다. 국제 정세의 안정과 신뢰 회복이 전제된다면, 양국은 에너지·물류·과학기술·농수산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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